[뉴스토마토 한형주기자]
현대증권(003450)은 최근 상품시장에서 이탈한 자금이 신흥국 증시로 향할 경우 국내 증시가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고 9일 밝혔다.
업종별로 화학, 비철금속 등 원자재의 경우 기초상품의 가격 하락 압력으로 인해 반등 탄력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은 반면, 수출기업 대부분이 포진된 정보기술(IT), 산업재 등에 유리하게 작용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상원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날 "상품시장의 급락은 미국 정책당국의 인플레이션 완화를 위한 인위적인 조치에 의해 발생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21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고유가와의 전쟁을 선포한 바 있으며, 이를 위한 조치로 상품선물위원회, 연방거래위원회, 증권거래위원회, 연방준비제도 등과 함께 투기세력을 축출하기 위한 특별팀을 구성했다.
CEM(시카고상업거래소)그룹 또한 상품시장의 선물거래 증거금 인상을 공격적으로 시행해 상품가격 급락을 초래했다.
이 팀장은 "상품가격 하락의 배경 곳곳에서 이같은 '인위성'이 포착되는 만큼, 향후 글로벌 경기가 장기적인 확장추이로 진입하는 데 있어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미국의 고용시장이 완만하나마 개선되고 있기 때문. 미국 가계의 소득 증가율은 아직까지 물가 상승률 대비 높아 현 인플레 수준에서도 소비를 확대시킬 여력이 존재한다는 진단이다.
이 팀장은 또 "미 기업의 재고수준이 현저히 낮아 생산·고용압력 하에 놓여있다는 사실도 고유가에 의한 수요 둔화 우려가 크지 않다고 보는 배경"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처럼 단기적으로 상품시장을 이탈한 자금의 대체 투자처가 신흥국 주식시장이 될 경우, 지난해 11월 미국이 2차 양적완화를 시행한 이후 나타난 신흥국의 유효수요 확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제조업 경기회복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러한 시나리오를 토대로 한 업종 선택은 해외시장의 소비와 투자 관련 산업이 돼야한다는 분석이다. 이 팀장은 "인플레 압력 둔화, 달러 캐리자금의 신흥국 유입에 따른 수요 창출은 국내 수출기업 가운데 IT, 산업재 등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