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은성기자] 똑같은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2개의 기업이 엇갈린 실적 발표를 해 눈길을 끈다. 전세계 피팅시장 점유율 1, 2위를 다투는 성광벤드와 태광이 전년동기 대비 다소 침체된 혹은 개선된 실적을 내놓아 앞으로도 이러한 실적 추이가 지속될 것인지 투자자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두 회사의 실적 차이는 기저효과와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에 따른 것일 뿐이라며 두 회사 모두 올해 호전되고 있는 업황을 바탕으로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전일의 시장 상황은 정 반대의 모습이었다. 전일 성광벤드는 올 1분기 영업이익이 40억원으로 집계돼 전년동기 대비 31.06%가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실망매물이 급격히 출회돼 성광벤드는 7% 가까이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반면 태광은 지난 11일 1분기 영업이익 21억원을 달성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는 소식에 외국인의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 같은 차이에 대해 증권 전문가들은 어떤 평가를 내릴까.
이봉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저효과가 이번 1분기 실적을 갈랐다고 평가했다. 즉 지난해 1분기 태광은 실적이 안좋았던 반면에 성광벤드는 1분기 실적이 좋았기 때문에 이런 차이가 발생했다는 것.
이 연구원은 “태광과 성광벤드는 원재료를 보는 시각이 달랐다”며 “성광벤드는 지난해에 업황이 돌아설 것으로 보고 2009년 원자재 쌀 때 원재료를 확보했지만 태광은 주문자생산방식(JIT) 시스템을 도입함에 따라 지난해 비싼 원자재를 구입할 수 밖에 없었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분기 실적이 크게 엇갈렸고 1년이 지난 지금 기저효과로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김승환 골든브릿지증권 연구원은 “태광은 지난해 3분기부터 적자에서 탈피해 회복세로 돌아섰고 이러한 추세가 이어졌다”고 평가하면서 “성광벤드의 경우 IFRS가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즉 성광벤드의 경우 외화관련 환산 손실 등이 영업외 손익에서 영업비용으로 편입되는 바람에 영업이익이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이 부분을 영업이익에 플러스 시킨다면 전년동기 대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한편 두 연구원 모두 성광벤드와 태광 모두 주목할 만한 종목이라고 조언한다. 해외 플랜트 수주를 많이 받고 있는 상황이고 원유나 정제 시설,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시장도 나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 이봉진 연구원은 두 기업 모두 월평균 250억정도의 수주를 꾸준히 받고 있다며 2008년 시장이 정점일 때만큼 수주가 나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뉴스토마토 홍은성 기자 hes82@etomato.com
- Copyrights ⓒ 뉴스토마토 (www.newstomato.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