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호석기자] 양문석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이 한나라당과의 당정협의에서 이주영 정책위 의장이 방통위의 정치적 독립성과 위상을 훼손했다며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양 위원은 18일 오후 방통위 전체회의를 마치고 기자실을 찾아 이날 있었던 이주영 한나라당 정책위 의장의 발언을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
이 의장은 당정협의를 위해 국회를 방문한 신용섭 방통위 상임위원을 "여당 정책위 의장이 언론보도를 보고 통신요금 인하안 발표일정을 알아서 되겠느냐" "방통위가 이런 식으로 하니 민심이반 현상이 생기는 것 아닌가" "용납할 수 없다, 가만두지 않겠다" 등 거친 어조로 압박한 바 있다.
양 위원은 이에 대해 "방통위는 일반 부처와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면서 "정치적 독립을 위해 방통위는 대통령 직속의 합의제 기구로 명백히 법에 명시되어 있다"며 "한나라당이 방통위의 독립성과 역사성을 중대하게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양 위원은 "상임위원들도 아직 통신요금 인하안 내용을 보고받지 못했다"며 "위원들도 보고받지 못한 정책을 한나라당에 먼저 보고하라는 것이냐"면서 "이 의장의 오늘 행태는 방통위를 한나라당 산하의 소위 조직 수준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양 위원은 또 '방통위 때문에 민심이 이반됐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자신들의 실정으로 인해 떠난 민심을 방통위를 핑계삼아 막아보려는 태도"라며 "자신들의 정치적 위기를 방통위를 방패삼아 회피하려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양 위원은 "여당 추천 위원이 여당과 당정협의를 한다면 야당 추천위원은 야당과 정책협의를 해도 되는 것이냐"며 방통위가 한나라당과 '당정협의'를 갖는 자체에 대해서도 문제를 지적했다.
양 위원은 법적 대응의 내용에 대해서는 추후 검토를 거쳐 밝히겠다고 말했다.
양 위원과 함께 또다른 야당 추천위원인 김충식 위원도 "양 위원과 의견을 같이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은 "방통위원은 설치법에 정치적으로 중립이어야 하고 외부의 지시나 간섭을 받지 아니한다고 되어 있다"며 " 이주영 의원이 방통위의 법적성격을 착각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은 이어 "방통위는 기존 다른 정부부처와는 다른 성격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보고하라 마라 하는 것은 법령을 위반한 것이며 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야당 추천 방통위원이 한나라당에 대해 '방통위의 중립성 훼손'을 공격적으로 거론함에 따라 향후 정치권의 대응이 주목된다.
뉴스토마토 이호석 기자 aris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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