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재정지원, '왈가왈부'..채무조정만은 안돼

입력 : 2011-05-21 오후 1:18:56
[뉴스토마토 한은정기자] 재정위기를 맞은 그리스의 지원방안을 놓고 각계의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재무장관회에서 '완만한 채무조정(소프트 리스트럭쳐링, soft restructuring)'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일부 유럽국가 재무장관 등이 제동을 걸면서 그리스 문제에 대한 갈등이 커지고 있다.
 
'소프트 리스트럭쳐링'은 국채의 상환기간 연장이나 금리조정 등을 의미한다. 앞서 EU 재무장관회의에서는 "그리스가 지난해 1100억유로 규모의 구제금융 지원조건을 맞추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채무 상환 만기를 연장하는 방안을 시사한 바 있다.
 
20일(현지시간) 신용평가사 피치는 그리스의 국가신용등급을 기존의 'BB+'에서 'B+'로 3단계 하향 조정하면서 "그리스 부채에 대한 소프트 리스트럭쳐링만 이뤄지더라도 우리는 이를 디폴트로 여길것"이라고 경고했다.
 
피치는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하면서 추가 하향이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옌스 바이트만 유럽중앙은행(ECB)의 집행이사 겸 중앙은행(분데스방크) 총재도 그리스에 대해 부정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그리스가 만기연장 등의 채무조정에 나설 경우 그리스 국채를 담보로 ECB로부터 자금을 빌릴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빅토르 콘스탄치오 ECB 부총재는 "그리스 채무조정은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낮추게 되고, 이는 은행과 경제에 더 큰 손실을 줄 것"이라며 반대의견을 적극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이날 크리스틴 라가르드 프랑스 재무장관도 오스트리아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리프로파일링이든, 리스트럭쳐링이든 그리스 채무를 재조정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그리스 국가부도를 원치않는다"며 "그리스가 부도를 피해가도록 유럽이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스에 대해서도 "국가 부도를 피하기 위해 조속한 민영화 계획을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게오르게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도 "그리스의 채무조정 비용이 잠재적 혜택을 훨씬 능가할 것이라며 반대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
 
한편, 채무조정과는 별개로 그리스 지원 자체에 대한 회의적인 의견도 흘러나오고 있다.
 
젠스 바이드만 독일 분데스방크 신임 총재는 "추가 조치 여부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리스에 달린 문제"라며 "내부 개혁에 실패한다면 추가지원을 해서는 안되며, 그 결과도 그리스가 떠안아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뉴스토마토 한은정 기자 rosehan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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