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장에선 ELS가 대세"

증권社, 이달들어 ELS 발행 '봇물'

입력 : 2011-05-23 오후 7:20:02
[뉴스토마토 한형주기자] 국내증시가 조정장에서 탈피할 기미를 보이질 않자 주가연계증권(ELS)이 대체 투자처로서 다시금 조명받고 있다. 
 
ELS는 개별종목이나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해 가격의 변동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상품으로, 목표수익률은 다른 파생상품에 비해 제한돼 있지만 주가가 떨어져도 일정 구간 내에만 머물면 원금이 보장된다는 장점이 있다. 
 
2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국내 증권사의 ELS 발행 종목 수는 1068종, 금액은 2조7209억원에 이른다. 다음달까지 일주일 가량을 남기고도 이미 전년 동기의 909종, 2조1480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대형 증권사들의 ELS 발행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삼성증권(016360)은 코스피200과 홍콩항셍지수(HSCEI)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삼성증권 ELS 5375회'를 비롯, 이달 들어 현재까지 총 26건의 ELS를 발행했다고 이날 밝혔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4월까지 ELS 판매량은 공·사모를 합쳐 7053억원이었는데, 올해 들어 같은 기간 동안 1조3246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며 "전체적으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ELS의 수익구조가 향상됐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대우증권(006800)의 ELS 발행 건 수는 총 33건이었으며, 우리투자증권(005940)도 코스피200·HSCEI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우리투자증권 ELS 4512호'를 포함해 총 38종을 발행했다. 5월 현재 8종의 ELS를 내놓은 대신증권(003540)의 경우 지난 16일 발행한 ELS 4종목 중 2종목이 발행예정금액을 초과해 안분 배정됐다. 
 
이날 하루 발표된 상장 대기 종목 수만 해도 미래에셋증권(037620)의 원금보장과 비보장형 ELS 12종을 비롯해 신한금융투자 ELS 9종, 대신증권 ELS 4종, 한화증권(003530) ELS 3종, KB투자증권 ELS 3종 등 총 31개 상품에 이른다. 
 
이처럼 ELS 시장이 활기를 띠는 이유는 투자자들이 조정장에서 수익을 극대화하기 보다는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안정적인 투자전략을 선호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인금 HMC투자증권 장외파생상품팀 팀장(이사)은 "조정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파생상품은 ELS 뿐"이라며 "최근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수익률(쿠폰)도 높아진 상태라 고객 입장에서는 더욱 여건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유 팀장은 "이미 지난 2월부터 ELS의 발행물량이 증가 추세인데, 현 상황에서 당장 지수가 상방으로 오르진 않을 것으로 보이고 하방으로는 제한적으로 빠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어 지금 투자하기에도 부담이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주가 하락이 일정구간을 밑돌면 투자원금 전액을 잃을 수도 있다는 점에는 주의가 요구된다. 또 종목 대비 지수 변동성이 더 완만하기 때문에 보수적인 투자자의 경우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에 투자하는 게 안전하다는 것도 참고사항이다. 
 
유 팀장은 "개별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의 경우 한 두개 종목의 변동성에 의해 좌우되는 만큼 손실을 볼 확률도 높아진다"며 "보수적인 성향의 투자자라면 쿠폰이 낮더라도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에 투자하는 게 보다 안정적"이라고 조언했다.
 
대신증권의 파생상품 담당자는 "현재 많이 발행하고 있는 '스텝다운' 구조의 상품은 최초 기준가격 대비 정해진 수익구조 안에서 기초자산이 일정 부분 하락하더라도 수익을 보장한다"며 "장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하락할 부분을 염두에 두고 투자하는 사람이라면, 변동성이 큰 개별종목보다 인덱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에 투자하는 게 더 낫다"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한형주 기자 han990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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