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은성기자] 주식워런트증권(ELW) 제도 개선 방안을 두고 금융당국기관과 증권사, 개인 투자자들의 속내가 서로 달라 이 제도가 거부감 없이 잘 받아들여질지 의문이 쌓이고 있다.
지난 19일 금융당국은 ELW 시장에서 소액 투자자들의 피해가 확산되는 등 문제가 지속되고 있어 일반 파생상품처럼 ELW를 투자할 때 기본예탁금 1500만원을 부과해 ELW 시장 진입을 제한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는 ELW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 일반투자자 “전형적인 탁상공론 아닌가”
이 방안이 발표되자 일반 투자자들은 즉각적인 반발에 나섰다. 1500만원이라는 기본예탁금 도입은 ELW 상품에 대한 이해없이 금융당국에서 탁상공론식으로 도입한 개선안이 아니냐는 것.
오히려 ELW매매에 있어서 유동성 공급자(LP)들의 뒤늦은 호가 제시 등이 더 문제였는데 왜 이런 부문에는 규제를 하지 않느냐고 반문하고 있다.
일반 ELW 투자자 A씨는 “LP들은 기준가격에 근거해 적당히 계산을 해 호가를 제시해야 하는데 이상하게 대상 현물 가격이 빠질 때는 ELW 호가에 다 반영하는데 반대의 상황, 즉 대상 현물 가격이 올라갈 땐 잘 반영을 안 해준다”며 “왜 그런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투자자는 “대상 현물 가격이 급등을 해서 해당 ELW의 차익실현을 하고자 했지만 LP가 매도호가는 올려버리면서 매수호가는 조정해주지 않아 팔지 못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결국 일반 투자자들은 1500만원의 기본예탁금보다는 LP관련 규제가 더 필요한 것이 아니냐는 입장이다.
◇ 증권街 “오히려 스캘퍼가 활동하기 좋은 시장 될 것”
증권가는 ELW 제도 개선 방안이 오히려 스캘퍼만 활동하기 좋은 시장이 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췄다.
ELW시장의 건전화를 시키려면 워런트를 거래하는 투자자들이 이 워런트를 투자상품으로 이용할 수 있는 투자자들이어야 하지만 예탁금 제도가 생겨버리면 정말로 투기 상품으로만 이용하는 투자자들만이 ELW 시장에 진입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혜나 노무라증권 아시아워런트 상무는 “ELW가 우리나라에 도입된 것이 얼마 안된 상황이고 자연스레 건전한 방향으로 갈 수 있는 것이 규제로 차단이 되는 것이 아닌가 우려스럽다”고 반응했다.
아울러 “소액투자자들이 합법적으로 ELW를 통해서 레버리지를 누릴 수 있었는데 최근 이러한 수요가 사설 불법 거래소 같은 암시장으로 흘러 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 금융당국 “이번 규제에 반발하는 것은 이미 예상”
금융당국은 이번 규제에 대해 일반 투자자와 증권사들이 어느 정도 반발할 것을 예상했다면서도 이번 개선안은 진행돼야 한다는 반응이다.
박흥찬 금융감독원 복합금융감독국장은 “ELW는 적은 금액으로 우량주를 보유해 보자라는 측면에서 도입됐던 것인데 최근 투기적인 목적이 많이 강화됐다”며 “이번 개선안은 대박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들어오는 것도 좋지만 전문적으로 해보겠다라는 분들만 들어오라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박 국장은 이번 개선안에 대해 공감대를 못 일으키고 있는 것에 대해 “현재 ELW 거래를 통한 대부분의 수익은 증권사와 LP가 가져가고 있는 상황인데 이러한 수익기반이 흔들리는 것을 증권사가 공감을 하겠냐”고 설명했다.
아울러 일반 투자자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LP에 대해선 "LP가 ELW 시장의 주요 공급자이기 때문에 규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LP의 수익은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에서 오는 것이기 때문에 ELW 시장 진입에 장벽을 두는 것도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토마토 홍은성 기자 hes8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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