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형주기자] 국제유가 상승 전망에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던 정유주가 하락 반전한 채 마감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영국 주요 은행들의 신용등급을 낮출 수 있다고 경고한 까닭에 시장 전체가 휘청이면서 동반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렇듯 유럽발 악재에 상승흐름이 꺾였지만 이들 정유주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는 여전히 높다. 골드만삭스가 향후 1년간 유가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을 열어뒀기 때문.
골드만삭스는 앞으로 1년 후 브렌트유 가격 전망을 현 배럴당 107달러에서 130달러로 대폭 올려잡았다. 하반기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른 석유수요 증가가 유가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점쳐졌다.
이로 인해 같은 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7월 선물은 전날보다 1.89달러(1.9%) 큰 폭 오른 배럴당 99.59달러에 장을 마쳤다. 런던ICE선물시장의 7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 역시 1.6% 뛰었다.
국내 전문가들도 유가가 더 이상 빠지기 어려운 구조라는 데 공감한다. 기름값 인하 등 정부규제로 정유사들의 2분기 실적은 다소 둔화되겠지만, 하반기에는 보다 개선된 성적표를 내놓을 것으로 보여 지금이 매수시점이라는 조언이다.
이인재 KB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이날 "2분기 실적 우려로 최근 정유주들이 조정을 보여왔지만, 3분기 호실적을 감안하면 바닥이 머지 않았다"며 "이제부턴 매수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3분기 실적 호전의 근거는 ▲ 견조한 정제마진 ▲ 6월 기름값 인하 종료 ▲ 유가 상승전환 등이다.
이 선임연구원은 "휘발유와 경유값을 100원씩 인하하는 등 정부규제에 발목을 잡힌 와중에도 정제마진은 1분기를 웃도는 수준을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며 "기름값 인하효과가 종료되는 다음달부터 3분기 실적 모멘텀이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지난 4~5월 유가가 조정을 보이면서 정유주 주가도 기를 펴지 못하고 있지만, 유가가 더 이상 하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중국 긴축, 미국 양적완화 종료에도 불구하고 원유의 실수요는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는 반면, 생산량은 제한적인 수준이기 때문에 유가는 하반기를 기점으로 다시 한번 상승가도를 달릴 것이란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