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미정기자] 부산저축은행 비리사건 피고인 21명의 첫 재판이 26일 열린 가운데 부산저축은행 점거 사태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 심리로 열린 부산저축은행 비리사건 공판준비기일에서 박연호 부산저축은행 그룹 회장이 혐의를 대부분 부인했다.
박 회장 변호인은 "공소사실 가운데 저축은행 자금 44억 5000만원을 횡령한 혐의만 인정하고 나머지는 모두 부인한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횡령 혐의 외에 대주주가 경영하거나 사실상 지배한 특수목접법인(SPC)에 4조6000억원의 신용을 공여하고 1조3000억원 규모의 분식회계를 하거나 이를 토대로 1000억원 상당의 부정거래를 한 혐의, 3600억원 이상의 부당 대출로 손실을 끼친 혐의도 받고 있다.
김양 부산저축은행 부회장과 김민영 부산저축은행 변호인은 대체로 혐의를 인정한다고 했으나 세부 사항은 다음에 의견을 내겠다고 했다.
부산저축은행 비상대책위원회는 재판을 보기 위해 26일 새벽 서울중앙지법으로 출발했으며 재판장에서 울분을 토했다.
또 부산저축은행 비리수사를 받고 있는 은진수 감사원 감사위원이 26일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은 위원은 부산저축은행에 청탁을 받고 여권 정치인들에게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예금보험공사는 지난 24일 부산저축은행을 포함한 7개 저축은행의 매각 공고를 내며 "매각 반대를 주장하는 일부 예금자보다는 13만명, 예금으로는 3조2000억원에 달하는 다수의 소액 예금자 입장에서 계약 이전 기회를 주기 위해서 부산저축은행을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덧붙여 "농성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지속하겠지만 입찰 절차 진행이 불가능하거나 기업가치 하락이 심화될 경우 다른 정리 방안이 모색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부산저축은행 점거가 장기화되고 있고, 예보와 부산저축은행 비대위의 맞고소 상태도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지난 17일 예보는 점거농성과 관련해 김옥주 비대위 위원장을 경찰에 고소했고, 김 위원장은 18일 오후 부산 동부경찰서에 예보와 금융감독원, 부산저축은행 직원들을 맞고소했다.
26일 예보 관계자는 "상황은 진전되지 않았고 여전히 실사 자체를 못하고 있어 고민이 크다"며 "하지만 부산저축은행과 패키지로 묶인 전주+부산저축은행 매각에는 희망 회사만 실사를 하면 되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다"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박미정 기자 colet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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