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지명기자] 5월에도 수출은 두자리수 증가를 보이면서 무역수지가 16개월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흑자 규모는 전월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감소했다. 5월을 기점으로 하반기 무역수지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돼 흑자기조에 빨간불이 켜졌다.
◇ 유가·원자재값 상승에 수입 대폭 증가..수출효자 반도체는 두달 계속 감소
1일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2011년 5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5월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23.5% 증가한 480억1000만달러, 수입은 29.9% 늘어난 452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로써 지난달 무역수지는 27억4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돼, 51억달러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한 지난달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37억달러 흑자에 비해서도 대폭 감소한 수준이다.
이는 유가·원자재값 상승 등으로 원자재 수입이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원유가격은 전년동월비 37.4% 올랐고 석유제품(32.4%), 가스(27.4%), 석탄(65.5%) 등 모든 분야에서 증가했다.
이 밖에 철강제품 수입도 21.6% 증가했고, 메모리반도체(59.0%), 반도체제조장비(19.8%) 등의 수입이 증가해 자본재에서 10%대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소비재의 경우 구제역 등의 여파로 인해 돼지고기 수입이 147.4% 대폭 늘었고 커피(100.6%), 밀(89.8%) 등을 중심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수출에서는 석유제품(87.0%), 무선통신기기(33.9%), 석유화학(26.7%), 선박(26.0%) 등을 중심으로 수출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지난해 가장 높은 수출성장세를 보이며 효자노릇을 했던 반도체가 지난 4월 마이너스 성장세로 돌아선데 이어 5월에도 5.3% 감소했다.
◇ 유성기업 파업 자동차수출 영향 미미..환율 영향력도 낮아져
지난달 유성기업 파업으로 우려됐던 자동차 분야도 26.5% 수출 증가세를 이어가 파업에 따른 두드러진 영향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반도체는 지난 4월 0.4% 감소세로 돌아선데 지난달에는 5.3% 줄었다.
한진현 지경부 무역정책관국장은 "원유가격이 상승해 무역수지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며 "환율이나 고유가 영향으로 하반기 무역수지 규모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 "유성기업 파업으로 일부 생산 차질이 있었지만 계량적으로 수출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았다"며 "반도체의 경우 기본적으로 지난해에 비해 반도체 가격이 많이 하락한 상태로 당분간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역별로는 일본 대지진 여파로 지난 4월 63.0%까지 급격히 늘었던 대일 수출규모는 25.6% 증가세를 기록해 예년 수준으로 회복됐다.
한편 최근 원·달러 환율의 하락 흐름 속에서도 무역수지 흑자 기조를 이어가는 것과 관련해서는 국내 제품의 품질경쟁력이 높아지고, 환율영향력이 과거에 비해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한진현 국장은 "국내 수출이 과거에 비해 환율에 따른 영향을 덜 받고 있는데 이는 국내 제품의 품질경쟁력이 좋아졌기 때문"이라며 "환율 여건 또한 주변국 통화에 영향을 많이 받고 있어 과거에 비해 환율 영향력이 낮아졌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