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미정기자] "프라임저축은행에서 아니라해도 불안하다. 복잡한 저축은행 사태에 진저리가 나서 돈을 다 찾으려 한다."
프라임저축은행의 불법대출 혐의가 전해지고 하루가 지난 9일 오전, 우려했던 뱅크런(대량예금인출)이 이틀째 이어지면서 이 은행 지점은 그야말로 북새통을 이뤘다.
현재 프라임저축은행은 여신한도 초과로 금융감독원에 의해 검찰에 고발당한 상태다. 이 같은 사실이 언론에 처음 알려진 8일에만 평소 인출액의 20배가 넘는 500억원의 예금이 인출됐다.
지난 8일에 이어 비슷한 시각인 오전 11시경에 찾아간 프라임저축은행 서울 소공동 지점은 불안감에 싸인 고객들이 몰렸다.
소공동지점의 경우 이날 오전에 뽑은 번호표가 589번이었다. 이 번호대로라면 오는 13일 오후에야 돈을 찾을 수 있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9일은 접수번호 250번까지, 오는 10일은 접수번호 500번까지의 고객들이 예금을 인출할 수 있다.
소공동지점에서 만난 한 고객은 "최악의 경우 은행이 문을 닫으면 5000만원 이하라도 6~8개월 뒤에 돈을 찾을 수 있지 않냐"며 "프라임저축은행이 사건을 부정한들 이렇게 돈이 다 빠져나가면 결국 잘 못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밀집된 상가와 아파트로 고객이 더 많은 광진구 구의동 테크노마트(TM)지점은 소공동지점보다 훨씬 더 많은 고객들이 몰렸다.
일부 고객들은 취재진의 촬영에 불쾌한 심정을 토로하며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TM지점의 경우 9일은 접수번호 250~500번까지 예금을 인출할 수 있다.
이날 오전 지점을 방문해 번호표를 뽑은 고객의 경우 오는 20일에야 돈을 찾을 수 있다.
접수표에 찍힌 접수번호 '0134'는 무의미한 상태고 접수번호 옆에 빨간색으로 '6/20'이라는 숫자가 쓰여 있었다. '6월 20일 인출가능'이라는 뜻이다.
TM지점 관계자는 "오전중 예금인출 접수번호는 1000번대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TM지점에서 만난 고객은 "저축은행 사태로 복잡해지고 싶지 않다"며 "이자를 받을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지만 일단 인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박미정 기자 colet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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