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악화일로 그리스 사태, 지원 합의점 찾을 수 있을까?

입력 : 2011-06-14 오전 7:15:32
[뉴스토마토 한은정기자] 그리스 사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그리스 추가 지원에 대한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가 민간 채권단이 부담을 안게 되는 방안에 반대하고 있고, 독일 측은 만기 연장 등을 주장하고 있어 대립각이 여전히 크게 벌어져 있는 상황이다.
  
◇ ECB-獨, 그리스 지원 합의점 찾나 = 13일(현지시간) 필립 와이테 유럽개혁센터 선임 연구원은 ECB와 독일이 곧 합의점을 찾게 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필립 연구원은 "유로존 내 힘의 균형은 냉전시대를 떠올리게 한다"며 "양측은 너무 끔찍해 쓰지도 못할 전쟁 억지력을 휘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즉, 그리스의 사태를 억지삼아 대치하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크기 때문에 양측이 결국 입장을 바꿀 여지가 크다는 의미다.
 
그리스 지원안을 놓고 ECB와 독일의 입장차는 여전한 상황이다. 독일은 고통분담 차원에서 민간 채권자가 일부 채무재조정을 감수하고서라도 참여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유럽중앙은행은 그것이 금융불안만 가중시킬 뿐이라며 강경하게 반대했다.
 
다만 국제통화기금(IMF)이 그리스에 대한 분담금 지급을 중단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자 유럽 중앙은행은 민간 투자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면 그리스 만기 채권을 신규 채권을 매입해 해소하는 차환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입장을 다소 완화한 상태다.
 
그러나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여전히 그리스의 부채 만기를 7년 연장하자는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의 제안에는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S&P, 그리스 신용등급 B→CCC로 강등 = 국제신용 평가사들은 그리스 사태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국제 3대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와 피치가 최근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떨어뜨린데 이어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가 마지막으로 강등 대열에 합류했다.
 
13일(현지시간) S&P는 그리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B에서 CCC로 강등하고, 등급전망은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이 조치로 그리스의 신용등급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같은 신용등급 하향조정은 유럽중앙은행(ECB)과 독일 정부가 그리스 해법을 둘러싸고 이견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그리스의 채무조정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이유에서다.
 
S&P는 "그리스의 재정 조달 필요성이 늘고 있고 그리스 내 정치적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그리스가 수행하게 되는데 따른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디폴트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또 "채무재조정이 우리 기준 중 디폴트에 해당하는 1~2개 기준에 해당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S&P는 "민간 투자자들의 자발적인 만기연장 역시 자사기준에서 역시 디폴트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무디스도 그리스 신용등급을 강등하고, 만기연장 등 어떤 종류의 자금지원 조건 완화도 디폴트로 간주해 이에 부합하는 신용등급을 책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 등 구제금융을 지원받고 있는 유럽 3개국의 신용 디폴트 스와프(CDS)는 그리스의 디폴트 우려가 높아지면서 사상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뉴스토마토 한은정 기자 rosehan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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