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종현기자]1500선의 불안한 줄타기 끝에 증시가 오랫만에 1%이상의 상승으로 마감했다.
10일 증시는 미국 증시가 불안한 금융주의 동향과 기술주의 실적 경고로 2%이상 하락세를 기록한 영향으로 장초반 1500선 이 무너지는 시련을 겪어야 했다. 그러나 오후장 들어오며 기관중심 매수세가 확대되며 1.19%, 18.05포인트 상승한 1537.43포인트로 마감했다.
이번주 장중저점 1509선이 붕괴되지 않은 상황에서 비록 프로그램으로 인한 상승이었다고 치부해 버릴 수 도 있겠지만 1500선 근방에서 기관의 순매수 강화는 증시에 믿을 구석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
사상최대 매수차익잔고 부담으로 심리를 위축시켰던 옵션만기일은 예상된 청산물량이 쏟아졌고, 예상치 못했던 매수세 유입으로 일단 마무리 됐다.
만기일 예상된 청산물량 6000억원은 투신권 매도로 나왔다면 비차익매수를 통한 매물소화는 증권단의 6161억원 순매수와 기금의 1104억원 순매수로 해결됐다.
이제부터 단기관점의 관건은 시장베이시스 유지에 달렸다.
이날 대규모 매물청산으로 단기 부담은 사라졌지만 증권가에선 이번 증권의 대규모 비차익매수가 향후 시장베이시스 하락 여부에 따라 매물화될 공산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만기일 불확실성 제거와 함께 1500선의 단기바닥 심증을 높이는 다른 요인은 외국인의 선물 매수세다.
외국인투자자는 지난 6월 26일이후 이틀을 제외하고, 순매수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주 주가가 1500선을 넘나드는 상황에서도 일간 4000~5000계약의 순매수를 보이며 하방경직성을 견조하게 유지하고 있다.
현물시장에선 매도 최장기간과 동률인 24일 연속매도를 했고, 불안한 미증시와 아시아시장에 대한 매도 행진을 볼때 쉽게 매수로 반전하기는 않겠지만 최장 기간에 도달했다는 것은 서서히 현물매도세도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단기적으로 나마, 기관의 1500선 방어의지와 선물시장에서의 외국인 매수강화는 단기바닥에 진입했음을 알리는 시그널로 볼 수 있다.
내부적인 요인들이 일부 긍정적으로 돌아섰지만 여전히 외부 변수는 만만치 않다.
특히, 최근 다시 일어나는 금융사의 신용경색 위기는 2분기 실적시즌과 맞물리면서 강력한 하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미 버냉키 의장이 대출 연장에 대한 언급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금융사에 대한 하반기 추가 자본확충이 필요하다면 지금은 그러한 악재가 주가에 반영되길 기다릴 수 밖에 없다.
이번주 다우지수 최저치는 1만1120선에 위치해 있고, 현재 지수대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만큼 미국정부의 적극적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금융주의 추가하락은 불보듯 뻔하다.
또 2분기 실적발표시즌을 맞아 주요 기술주가 이머징시장의 소비둔화에 대한 하반기 실적경고를 받는 상황은 실적발표시즌이 기대보다 우려가 더 크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
우리증시가 수급상 일부문제가 해소되는 흐름을 보였고, 정부의 강력한 개입이 환율 1000원선에서 안정된다면 분명 긍정적일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대외변수가 안정세를 찾지 못한다면 1500선을 중심으로 한 단기반등은 말 그대로 단기반등에 그칠 가능성이 커보이다.
게다가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한국은행의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는 말로써 향후 금리인상 가능성을 제기했고, 그 시기가 다가오는 8월로 점쳐지고 있어 증시엔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주가급락을 통해 가격메리트가 발생했고, 일부 수급상 문제가 해소되고 있지만 새로운 모멘텀이 부각되지 않는다면 우리증시는 결국 '싸다'라는 밸류에이션을 제외하면 상승기대가 작아진다.
오늘의 반등 의미가 희석되지 않으려면 해외 증시의 바닥 탈출이라는 대전제가 필요하고, 또 기술주가 환율의 부담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