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씨카드 '비자 불공정거래 강요' 공정위에 제소

비씨 "수수료 못 내겠다"에 비자 벌금 부과

입력 : 2011-06-17 오전 10:18:29
[뉴스토마토 황인표기자] 비씨카드가 글로벌 카드 네트워크 업체인 비자카드를 불공정거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비씨카드는 16일 "비자카드가 자신의 국제 결제망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10만달러의 벌과금을 물렸다"며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불공정한 거래 조건을 강요했기 때문에 공정위에 제소했다"고 설명했다.
 
비자카드는 제휴 카드사에 대해 자사의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인 '비자넷(VisaNet)'을 사용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비씨카드는 지난 2009년 부터 미국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업체인 '스타'사와 전용망을 구축해 비씨카드 회원이 미국에서 현금을 인출할 때 비자넷을 이용하지 않아도 되도록 했다. 또 중국 인롄(銀聯)카드와도 제휴해 중국 관광객이 국내에서 인롄-비자카드로 결제할 때도 비자넷을 이용하지 않도록 했다. 비자카드는 이 2건에 대해 각각 5만달러씩의 벌과금을 부과했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비싼 수수료를 낼 필요가 없기 때문에 비자넷을 이용하지 않은 것"이라며 "자체 네트워크를 이용하면 국내 회원이 해외 이용금액에 대해 1%의 수수료를 부담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비씨카드는 최근 3년간 비자카드에 1200억원의 수수료를 지급했다.
 
이어 "비자카드는 현재 대만지역은 범중화권에 포함된다는 부분을 인정해 은련비자카드가 비자넷을 이용하지 않고 거래되는 것을 100% 허용하고 있는 상황이고 거래 상대방인 미국 스타사, 중국 비자카드발행사에겐 벌금을 부과하지 않았다"며 "이는 이중적 잣대로 매우 불평등한 규정"이라고 주장했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작년 국내 카드사와 국내 회원이 국제 카드사에 부담한 수수료는 2600억원에 달한다. 반면 작년 신용카드 사용액 중 해외 사용액은 1.21%에 불과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불필요한 로열티 비용을 줄일 필요가 있다"며 "카드 사용자들도 해외 사용이 많지 않으면 굳이 비자, 마스터 제휴 카드를 발급 받아 연회비를 비싸게 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비자, 마스터 제휴 카드는 일반적으로 연회비를 5000원에서 1만원 더 받는다. 
 
 
뉴스토마토 황인표 기자 hwangi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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