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지현기자] 국가부도 위기에 놓인 그리스의 새 내각에 대한 의회 신임투표 가결로 그리스 위기가 일단 한숨을 돌렸다. 그리스 정부가 내놓은 재정긴축안이 통과할 가능성이 높아져 유로존의 금융지원을 받게 될 확률이 커졌기 때문이다.
현지 시각으로 21일 자정을 넘어 열린 신임투표에서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가 새로 구성한 정부는 과반수가 넘는 155표의 찬성표를 받았다.
◇재정긴축안 의회 통과 가능성 커져
이번 신임투표 가결로 내주 초 '중기 재정 계획' 법안의 의회 통과할 확률이 커졌다.
중기재정 계획 법안은 오는 2015년까지 285억 유로의 재정적자를 줄이고 국유자산을 민영화하겠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법안으로 유로존이 이 법안을 이달 말까지 승인해야 구제금융 5차분을 내달 중순 지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앞서 그리스 집권 야당은 물론 일부 여당도 의결이 조율되지 않아 파판드레우 총리는 지난 17일 개각을 단행하고 의회에 내각신임안을 요청하는 등 정면 승부에 나섰던 것이다.
하지만 분열을 보였던 집권 여당이 신임투표에서 전원 찬성표를 던져 무사히 가결됐다.
◇금융 지원 받을 확률 ↑..EU정상회담 주목해야
이에 따라 오는 23일부터 이틀동안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그리스 지원안이 긍정적으로 협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채 25억 유로 만기도래일이 내달 15일로 다가온 그리스 정부로선 디폴트 위기를 한고비 넘기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파이낸셜 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호세 마누엘 바로소 EU 집행위원장은 이번 신임투표 가결은 "그리스뿐 아니라 유럽에도 좋은 소식"이라며 "앞으로 새 내각은 재정긴축안을 의회에 통과시키는 데 주력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울판고 피콜린 유라시아 그룹의 애널리스트의 말을 인용해 "그리스가 첫번째 장애물을 넘어갔다"며 "하지만 앞으로 남은 중기 재정 긴축안을 의회에 통과키는 일은 더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직 그리스 사태를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다.
AP 등 외신들은 "이번 신임 투표는 그리스의 디폴트를 막기 위한 첫 관문"일 뿐 "앞으로 그리스의 추가 자금지원이 현실적으로 이뤄질 수 있느냐의 문제가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EU 정상들이 그리스의 모럴해저드를 우려해 120억유로가 아니라 절반인 60억유로만 지원할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었다.
이에 따라 앞으로 그리스 사태는 오는 23일 열리는 EU정상회담 등 앞으로 유럽존과 IMF의 그리스 금융지원이 실제로 어느 정도 이뤄질 수 있을지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그리스 의회의 내각 신임투표를 앞두고 가결 기대감에 뉴욕과 유럽 주요증시 뿐 아니라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상승하며 그리스 사태에 대한 안도감을 보였다.
뉴스토마토 안지현 기자 sandi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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