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한국전력공사와 4개 발전 자회사들이 LG서브원과의 소모성 자재(MRO) 독점계약을 모두 해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한전과 LG서브원에 따르면, 한전과 남동·서부·동서발전 등 4개 발전회사들은 LG그룹 계열 MRO 구매대행업체인 LG서브원과 지난 15일을 기점으로 자재 납품을 전격 중단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LG전자 부회장 출신인 김쌍수 사장이 부임한 후 거래처를 LG서브원으로 모두 바꾸면서 '일감 몰아주기'라는 비판을 받은 지 2주일만의 일이다.
또 올들어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을 강조하고 나선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도 최근 대기업들의 자회사 일감 몰아주기 실태를 조사하고 단속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한전 관계자는 "한국전력과 4개 자회사들이 LG서브원과 서로 계약을 유지하기 힘들다는 의견을 교환했다"며 "지난 15일 계약금은 아무런 문제없으며 서로가 피해보지 않는 선에서 MRO 계약을 모두 해지 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한국전력은 LG서브원과 지난해 1월 10억원의 계약을 맺은 것을 시작으로 남부발전이 150억, 동서발전 140억, 남동발전 73억, 서부발전이 2억원 등 MRO 거래처를 순차적으로 바꾼바 있다.
이들 5개 업체가 서브원을 통해 구매한 물량은 연간 150억원에 달해 상생협력에 대한 날선 비판을 받았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정부에서 대기업 MRO와 관련된 비판적인 선언들이 나오고 있어 LG쪽에서 압박을 느낀 것 같다"며 "한국전력과 자회사들이 모두 LG와 공동보조를 맞추는 입장에서 합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쌍수 부회장이 당초 LG서브원과 MRO를 체결하는데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문에는 "공기업은 누가 CEO가 된다해도 경영의 편의를 봐주는 것은 불가능하고 자회사들의 경영이 독립돼 있어 실현가능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한전과 LG와의 MRO 계약이 전면 해지됨에 따라 삼성, 포스코 등 주요 그룹사 산하 MRO기업들에게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