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은정기자] 버냉키의 선택은 변함없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후 다소 실망스러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내놨음에도 추가 부양책에 대해서는 묵묵부답했다.
FOMC의 미국 경제 진단과 처방에 뉴욕증시는 곧바로 반응하면서 하락쪽으로 무게를 실었다.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80포인트(0.66%) 하락한 1만2109.67에 거래를 마쳤다.
◇ 경제성장 하향..실업률·물가 상향 = 연준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7~2.9%로 제시했다. 이는 4월 회의 때 제시한 전망치 3.1%~3.3%보다 하향 조정된 수치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종전의 3.5~4.2%에서 3.3~3.7%로 낮춰잡았고, 2013년 이후는 종전과 동일하다고 발표했다.
실업률과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상향조정했다. 실업률은 올해는 종전 8.4~8.7%에서 8.6~8.9%로, 내년은 종전의 7.6~7.9%에서 7.8~8.2%로 상향조정했다.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기존의 1.3~1.6%에서 1.5~1.8%로, 내년은 1.4~2%로 책정했다.
연준은 성명을 통해 "경제 회복세가 예상보다 느리다"며 "고용시장 역시 생각보다 취약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성장세 둔화의 요인은 식품과 에너지가격 상승이나 일본 지진 영향 등 일시적인 것"이라며 "하반기 들어 경기 회복이 가속화되고 실업률도 점차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주택시장과 관련, 신용경색과 차압주택 문제를 꼽으며 "오랜기간 이 문제가 지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 통화 완화책 유지..추가 부양책은 언급 없어 = 연준은 통화완화책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추가부양책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지난 6월초 컨퍼런스때 내렸던 처방과 같은 입장이다.
연준은 성장세 둔화를 고려해 이례적으로 낮은 기준금리를 장기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최소 2~3차례의 FOMC 회의 이후 금리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는 의미다.
2차 양적완화 프로그램 종료와 관련, 이달말 종료한다는 점을 공식화했지만 추가 부양책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다만 만기 도래 채권을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자산규모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은 재확인했다.
일각에서는 버냉키 의장이 오는 8월 잭슨홀 연설에서 추가 부양책에 대해 암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2차 양적완화도 잭슨홀 연설에서 처음 공개된 바 있다.
빌 그로스 퍼시픽자산운용(핌코) 회장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8월 잭슨홀에서 3차 양적완화와 금리 인상에 대해 시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그리스 재정위기 문제에 대해서는"그리스가 매우 어려운 환경에 처해있지만 유럽연합(EU)이 잘 풀어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그리스 문제가 금융시스템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도 "미국 은행들의 그리스 관련 익스포저는 작은 편이기 때문이 디폴트위기가 오더라도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