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최근 빈발하는 KTX 사고로 안전성 논란이 일었던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개과천선'을 다짐한지 사흘도 되지 않아 또 사고가 발생했다.
24일 코레일에 따르면 동대구역 8번 승강장 옆 선로에서 60대 여성이 부산을 출발해 동대구역사로 진입하던 KTX 제118호 열차에 부딪혀 그 자리에서 숨졌다.
이번 사고로 서울로 향하던 KTX 제118호 열차가 20여분간 지연 운행됐다.
코레일 관계자는 "기관사 착오로 열차에 승객이 치인 사고가 있었다"며 "사건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기관사 및 관계자에 대한 조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고는 코레일이 지난 21일 철도의 안전관리를 항공 수준으로 높이기 위해 '항
공수준 안전관리체계 구축 방안'을 수립했다고 발표한지 사흘만에 벌어졌다.
코레일이 발표한 방안의 주요 과제는 ▲차량정비체계 개선 ▲유지보수 최적화 ▲인적
역량강화 ▲위험요인 사전 관리 ▲여행 질서 확립 등이다.
코레일은 "그동안 방치되어 왔던 차량유지보수시스템을 상시 모니터링 방식으로 바꾸고, 열차 성능에 관계없이 일정한 주기로 점검하는 기존 방식을 성능이 저하된 설비를 선별해 점검주기를 단축하는 방식으로 수정할 계획"이라고 밝힌바 있다.
하지만 실상 코레일이 제시한 안전관례체계 방안의 내용을 살펴보면 이렇다할 개선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특히 이번 동대구역 사고와 관련해 '위험요인 수집·관리 방안'에 대한 코레일의 입장은 '다양한 방법으로 위험요인 수집'이라는 짧막한 문장 뿐이다.
'안전관찰제도' 운영방식 또한 컨설팅시 점검표, 설문지, 비공식적 인터뷰 활용 등으로 기존에 시행하던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이번 동대구역 KTX 사고의 경우 발생 이후 4시간동안 동대구역 안전환경처는 제대로 사건경위 파악조차도 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철도노조 관계자는 "코레일의 항공수준 안전관리 방안은 허황된 언론 플레이"라고 지적하며 "이번 동대구역 사고는 역내에서 안전관리를 담당하는 인력이 터무니 없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코레일의 사업규모는 신규 노선, 역사가 증설되는 등 꾸준히 확장하는데 반해 수익을 남기기 위해 전문 인력 대신 비정규직을 활용하다보니 사고가 빈번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뉴스토마토 황민규 기자 feis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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