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대한통운 인수, 승자의 저주·구조조정 '없다'"

이관훈 CJ대표 기자간담회

입력 : 2011-06-29 오후 4:31:24
[뉴스토마토 이형진기자] 대한통운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CJ그룹이 성공적인 인수를 자신했다. 
 
이관훈 CJ(001040) 대표이사는 29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CJ제일제당의 경우 차입여력이 최대 2조5000억원 이상인데 1조 정도만 활용하고 있어 자금조달에 큰 이상이 없다"며 "승자의 저주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CJ그룹은 대한통운 인수를 위해 CJ제일제당(097950)과 CJGLS 50대 50의 지분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CJ는 삼성그룹의 삼성SDS가 경쟁 관계인 포스코(005490) 컨소시엄과 손을 잡으면서 인수주간사였던 삼성증권을 통해 정보 유출이 됐다며 격한 반응을 보이다 인수 금액을 포스코 측보다 2000억원 이상 더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문에 시장에서는 '승자의 저주'로 풍비박산이 난 금호그룹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CJ는 인수자금 마련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불식하는 데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이 대표는 "대한통운 인수를 위해 CJ제일제당 소유 6000억원대의 부동산 처분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뒤 "(대한통운 인수를 위해) 보유현금과 삼성생명 주식 매각도 고려하고 있어 (부동산 처분을)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채 발행 여부에 대해 CJ는 "(지금 현재도) 자금을 조달하는 데 문제가 없다. 다만 할 계획이 없는 건 아니다. 금리 등 다양한 상황을 체크한 뒤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CJ의 고민은 자금 조달 뿐만이 아니었다.
 
대한통운 노조가 반발하는 구조조정 여부에 대해 이 대표는 "대한통운은 물류 전문가 집단"이라고 전제한 뒤 "오히려 우리가 대한통운과 협력하고 도움 받을 일이 많다. 구조조정은 전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CJ는 지난해 온미디어를 인수한 뒤 구조조정 우려를 뒤로 한채 CJ E&M에서 온미디어 인력들을 전진 배치한 바 있다.
 
CJ는 또 대한통운 인수에 따른 그룹내 프로젝트 일부의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인정했다.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CJ GLS 상장에 대해 CJ는 "대한통운 인수라는 변수가 생겨 100% 상장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여러가지 대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발 빼는 모양새를 취했다.
 
이에 반해 일본의 식품첨가제 제조사 하야시바라 인수건에 대해서는 "약 200억 정도 투자된다"며 "CJ제일제당의 여력에서 충분한 규모"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대한통운 인수전으로 대립각을 세웠던 삼성과의 관계 개선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과의 소송 여부에 대해 이관훈 대표는 "“삼성과의 관계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다만 우리 입장에서 서운한거다"라고 피력한 뒤 "이번 사례가 전무후무한 상황이기 때문에 실제 소송 가능성이 있는지 여러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기자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와 만나 "대한통운 SI부문에서 (경쟁 관계였던) 삼성SDS와의 협력관계도 가능하다"고 밝히는 등 화해 제스처를 보이기도 했다.
 
CJ 그룹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오는 2020년까지 그룹의 물류사업을 20조원 규모로 키우겠다”며 “아시아의 진정한 물류 대표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간담회에는 이 대표 이외에 허민회 사업총괄 부사장, 성용준 재무팀장(상무), 구창근 기획1팀장(상무), 최은석 CJGLS 경영지원총괄 상무 등이 참석했다.
 
뉴스토마토 이형진 기자 magicbulle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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