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전세 위주인 주택 임대 시장이 보증부 월세 형태로 전환되는 것이 긍정적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6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임대차 시장구조가 최근 들어 전세에서 보증부 월세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전체 임대차 시장의 40.8%를 차지했던 보증부 월세는 올 5월 43.3%를 기록하며 7개월 만에 무려 2.5%포인트나 상승했다.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임대 계약을 전세 대신 월세로 돌리거나, 전세금이 오른 금액만큼을 월세로 받는 보증부 월세로 전환하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말부터 본격화된 전세난과 집값 하락의 영향으로 속도가 늦춰지지 않을 경우 서민들의 이중고가 심각해 질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주택산업연구원의 권주완 수석위원은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주택 매매가격 상승을 통한 수익창출이 어려워지고, 금리가 너무 낮기 때문"이라며 "당장은 임대주택확대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맞고, 근본적으로는 매매가격 현실화를 유도해 시장을 정상화하는 방법 밖에 업다"고 말했다.
◇"보증부 월세전환 꼭 나쁜 것 아니다"
하지만 월세 전환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재 전세 가격이 지나치게 높게 형성 돼있기 때문에 주택매매가 정상화되려면 임대차 시장구조의 조율기간을 거쳐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되는 편이 낫다는 분석이다.
김현아 건산원 박사는 "시장구조가 전세에서 월세로 점진적으로 변하는 것 자체가 나쁜 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 박사는 "전세 임대방식은 주택 구매 가능성을 배제한다면 수요자의 상당한 자본 축적 없이는 접근하기 어려운 임차 방식이 됐다"고 덧붙였다.
지금 임대차 시장에서 주택 가격의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고 구매보다 임대 목적의 주택 수요가 증가한다면, 전세 계약 방식이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해석이다.
◇지방정부 차원에서 해결..필요하면 전월세 상한제도 도입
김 박사는 정부 차원의 일괄적 단기방안보다는 각 지역별로 차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전월세 임대료 통제 및 조정의 문제는 중앙 정부 차원이 아닌 지방정부 차원에서 해당 지역별로 운영해야하고 필요한 경우 전월세 상한제를 지엽적으로 도입할 필요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법률에 의한 일률적인 전월세 상한제의 도입은 오히려 급격한 월세 전환과 임대자의주택 처분을 어렵게 하는 등 부작용이 우려되기 때문에 차별적·제한적 접근이 필요하다.
김 박사는 또 "직접적인 정부 규제보다는 지자체 차원의 임대료 분쟁조정위원회를 구성하고 권한을 확대하여 불법 및 허위 매물 신고, 불공정 계약 행위 등의 적발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임대료 조정의 효과를 달성하는 것이 실효성이 높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토마토 황민규 기자 feis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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