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 vs. 대형` 항공사간 경쟁 `상생코드`

진에어·대한, 에어부산·아시아..코드쉐어, 정비위탁 등 협력
다른 LCC도 코드쉐어 `공감`..국제선은 `필수`

입력 : 2011-07-14 오전 10:00:00
[뉴스토마토 박창주기자] 저비용 항공사인 진에어와 에어부산이 자사의 지분을 보유한 대한항공(003490)·아시아나항공(020560)과 코드쉐어(Code Share : 공동운항)나 항공기 정비위탁 같은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내고 있다.
 
14일 국토해양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34.0%였던 저비용항공사의 국내선 점유율은 올 상반기 40.5%로 증가했고, 국제선 점유율도 지난해 상반기 1.8%에서 하반기 3.6%로 두배나 성장했다.
 
에어부산의 경우 공급과 수송부문에서 각각 9.7%와 10.6%를 기록하며 국내 저비용항공사 중 1위를 차지했고, 진에어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에어부산은 아시아나항공이 4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진에어는 대한항공이 100% 지분을 보유한 저비용항공사다.
 
◇ 에어부산 '코드쉐어', 진에어 '정비위탁'
 
지분율만 보더라도 두 저비용 항공사가 자사의 지분을 보유한 각 대형 항공사와 협력할 수 있는 개연성이 높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에어부산의 경우 아시아나와 코드쉐어를 통해 노선을 운항하며 대형항공사와 저비용 항공사간 상생 영역을 확대해 가고 있다.
 
코드쉐어란 항공사간 계약을 통해 상대 항공사가 갑작스런 결항이나 운항 일정 변경, 좌석 부족 등의 상황에 처했을 때 서로 자사의 비행편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이 코드쉐어를 통해 에어부산은 기존 아시아나의 노선을 활용해 적극으로 운항 계획을 실행하고 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특히 김포-부산 간 노선은 기존에 아시아나가 운영하던 노선을 대부분 에어부산이 운항중이며 자체적으로도 해당 노선을 증편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저비용항공사와 대형항공사간의 코드쉐어가 승객들에게 불만사항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은 염려스러운 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 항공이라고 생각하고 해당 노선의 비행기표를 예매했다가 갑작스레 에어부산편으로 운항일정이 변경돼 불쾌감과 혼란을 겪는 고객들이 생길 수 있다"며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에어부산 관계자는 "홈페이지에 코드쉐어를 명시하고 있기 때문에 이의를 제기하는 고객들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며 "코드쉐어를 통해 아시아나와 협력.보완할 수 있기 때문에 코드쉐어를 적극 운영하며 고객서비스를 증진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 노선별 출항시간 조정..고객 서비스 증진
 
진에어는 항공기의 정비를 적극적으로 대한항공에 위탁하며 대형항공사와의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임재원 대한항공 홍보팀 과장은 "대한항공이 출자해 만든 진에어가 항공기 정비를 맡기고 있다"며 "상생이라고 하면 다소 거창하지만 서로 협력.보완하는 분위기는 맞다"고 말했다.
 
진에어의 경우 노선 편성전략에 있어서도 대한항공과의 경쟁을 피해 보완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
 
가령 괌이나 방콕 노선의 경우, 대한항공이 주로 늦은 저녁에 출항하는 노선을 운영하고 있는 반면 진에어는 이를 피해 해당 노선에서 이른 아침에 출발하는 비행편을 편성하고 있다.
 
임 과장은 "전략적으로 짜여진 진에어의 운항 일정이 대한항공의 시간대와 크게 겹치지 않아 전체적으로 볼 때 시장 수요가 넓어져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박정훈 진에어 홍보팀 과장도 "대한항공과 비행편을 엇물리게 편성함으로써 해당 노선에서 고객들이 원하는 시간대에 출발할 수 있어 서비스 증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제선에서는 다른 저비용항공사들도 외국 항공사 등과 비공식적으로 일시적인 코드쉐어를 통해 국제선을 운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코드쉐어 등 항공사간 협력운항, 다른 저비용 항공사도 '공감'
 
국내 대형 항공사를 끼지 않은 저비용 항공사인 이스타항공은 공식적으로 코드쉐어를 시행하고 있지는 않지만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코드쉐어를 하고 있지는 않지만 부득이하게 결항이 되거나 좌석부족 등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타 외국항공사나 저비용항공사와의 협조를 통해 좌석공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저비용 항공사와 대형 항공사 간에 코드쉐어가 적절히 이뤄진다면 고객서비스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이것도 일종의 상생 전략으로 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이스타와 마찬가지로 공식적인 코드쉐어를 하지 않고 있는 제주항공측도 저비용 항공사의 코드쉐어에 대해 긍정적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아시아나와 에어부산, 대한항공과 진에어가 운항 노선에서 서로 보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제선 운항 자격을 취득한 티웨이항공은 국내선에 대해서는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국제선에서의 코드쉐어 필요성은 인정했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에어부산이나 진에어와 달리 대형항공사와 연계되지 않은 우리 같은 저비용항공사의 경우 국내선에서는 코드쉐어가 굳이 필요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국제선에 대해서는 "국제선의 경우 고객들의 여정 시간을 단축시키고 급작스런 결항문제 등에 직면했을 때 필요에 따라 코드쉐어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코드쉐어 등 타 항공사와의 협력을 추진중임을 시사했다.
 
뉴스토마토 박창주 기자 est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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