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조선주 현대중공업의 2분기 성적표는 시장의 예상을 채우지 못한 어닝 쇼크였다
당초 8000억원이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 크게 빗나가며 2분기 IFRS 별도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10% 감소한 677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후판 가격 상승과 저가 수주물량의 매출 인식, 불리했던 환율 등으로 조선 부문 실적이 악화됐기 때문.
21일 현대중공업은 외국인과 기관의 매물을 받으며 5.09% 급락한 41만원에 마감됐다.
현대중공업의 하반기 실적과 주가는 괜찮을까.
증권사들은 신규 수주를 보느냐, 실적을 보느냐에 따라 주가 전망이 엇갈렸다.
조선주는 산업의 특성상 수주계약을 하고 약 2년 후 실적에 반영돼 수주와 실적 사이 시차가 존재한다.
◇ "신규 수주 기대치 높이자"
국내 대형 조선사들의 올 상반기 수주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5배 늘었다.
수주 모멘텀을 주목한 증권사들은 현 구간은 수주증가 구간에 놓여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하반기를 낙관적으로 내다봤다.
현대증권은 "분기 실적 보다는 신규 수주를 보라"고 조언했다.
또 "수익성 하락 우려는 이미 반영됐다"며 "지난해와 올 상반기 수주분이 반영되는 2013년 실적 턴어라운드를 기대해도 좋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은 "주가가 바겐 세일을 하는 지금이 기회"라며 "상반기 조선부문의 수주 모멘텀이 강했는데 하반기는 육상플랜트와 해양플랜트부문의 수주 모멘텀이 기대돼 연간 수주 목표치를 충분히 채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지난 2분기가 실적 저점이라는 의견도 눈길을 끈다.
KB투자증권은 "2분기가 영업이익 저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고, 동양종금증권도 "3분기 실적이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하반기 실적 눈높이 낮추자"
일부 증권사들은 현대중공업의 2분기 실적을 보고 연간 전망치를 낮췄다.
지금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선가 하락기에 수주 받은 물량이 실적에 반영되는 시기여서 하반기까지도 수익성이 개선되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은 "하반기 수주 모멘텀이 둔화되고 전체 사업부의 이익도 상반기 대비 횡보가 예상돼 주가 상승 탄력은 약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반기로 갈수록 금융위기 이후 수주한 프로젝트 비중이 증가해 수익성이 더 둔화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우리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은 2분기 어닝 쇼크로 인해 현대중공업의 연간 영업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고, 목표가도 낮췄다.
또 하나의 변수는 여름 휴가. 조선업계는 7~8월 휴가 시즌에 긴 휴가를 즐기는 게 관례다.
휴가 시즌에 돌입하면서 당분간 조선, 해양 수주가 둔화될 수 있어 주가가 크게 움직이기 어렵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 현대重 목표가 52만원~70만원
2분기 실적 발표 후 현대중공업에 대한 분석을 내놓은 12곳 증권사들은 목표가 52만원~70만원으로 제시했다.
대신·우리·키움증권은 목표가를 50만원대로 하향 조정해 눈길을 끈다.
우리투자증권은 가장 낮은 목표가 52만원을 제시했고, "2분기 영업이익이 예상치를 큰 폭 하회했다"고 평가했다.
교보증권은 가장 높은 주가 70만원을 바라보면서 "2분기 예상보다 저조한 실적이었지만 바닥이 될 것"이라며 투자의견 '강력매수'를 권했다.
뉴스토마토 권미란 기자 kmir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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