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무디스·S&P, 美 신용등급 하향할까

입력 : 2011-08-02 오전 10:14:57
[뉴스토마토 한은정기자] 미국의 부채한도 증액 협상이 타결됐지만, 국제 신용평가사들의 신용등급 강등 우려가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무디스와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등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아직 입장표명을 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아직 의회표결이 남아있는데다, 미국 신용등급 하락의 정치적·경제적 여파에 대한 부담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 S&P, 이번주 내 등급하향 유력
 
시장에서는 미국의 부채 협상을 이뤄냈지만, 국제신용평가사들의 강등 입장을 되돌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소한 하나 이상의 신용평가사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강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P가 신용등급을 강등할 가능성이 크게 점쳐지고 있다. 여야가 합의한 재정감축 규모가 S&P가 재정상황 안정을 위해 최소한 필요하다고 생각한 규모 4조달러에는 못미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정적자 감축 규모보다는 감축 방안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S&P가 미국의 신용등급 전망만 '부정적'으로 낮추는데 그칠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스티븐 배로우 스탠더드은행 채권 투자전략가는 "이번주내로 미국의 신용등급 하향조정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재정적자 감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켜보기 위해 등급 하향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무디스는 AAA등급을 유지하면서, 부정적 전망도 함께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美경제, 산넘어 산..경기둔화 문제도 복병
 
미국 경기 둔화 문제도 신용등급 강등을 결정지을 깊은 복병으로 자리잡고 있다.
 
7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 지수는 2년래 최저수준으로 하락하면서 미국 경제가 여전히 대지진 여파와 소비 침체를 겪고 있음을 나타냈다.
 
2분기 미국경제는 시장예상을 크게 밑돈 1.3%성장에 그쳤고, 1분기 성장률은 1.9%에서 0.4%로 큰 폭으로 하향조정됐다. 바클레이즈 캐피탈은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은 기존의 2.5%에서 1.7%로, 내년에는 3.4%에서 2.5%로 하향조정했다.
 
S&P가 제시한 4조달러 감축규모는 미국경제가 최소한 3% 정도의 성장률을 유지한다는 가정하에 나온 수치로, 경기가 악화되면 세수가 줄어 재정상황은 더 악화될 수 있다.
 
◇ 美신용등급 강등되면 국채 시장은
 
미국의 신용등급이 강등되더라도 미국 채권 시장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WSJ은 과거 일본과 호주, 캐나다 등의 신용등급이 강등된 적이 있었지만, 금리와 채권시장에 큰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일례로 지난 1998년 무디스는 일본 신용등급을 Aaa에서 Aa1으로 강등했지만, 당일 달러대비 엔의 가치는 0.7% 하락했다. 석달 후 엔은 강등 이전보다 1.1% 올랐지만, 6개월 후엔 2% 떨어졌다. 엔화 가치가 신용등급 강등과는 상관없는 흐름을 보인 것이다.
 
지난 1986년 무디스가 호주의 신용등급을 강등했지만, 호주달러의 가치는 오히려 12.6% 올랐다. 지난 1992년과 1995년 S&P가 캐나다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한 단계 낮췄을 때에도 캐나다의 국채와 통화는 큰 움직임이 없었다고 WSJ은 설명했다.
 
리츠 마틴스 HSBC의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국채 등급이 한 단계 강등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미국 국채가 여전히 가장 안전한 달러표시 자산이며 충분한 유동성으로 보장된다는 점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한은정 기자 rosehan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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