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형주기자] "큰 의미 있겠어요? 투자여력도 충분치 않을텐데…."
LG디스플레이(034220)가 텔레비전(TV) 부품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에 3조원을 쏟아붓겠다고 밝힌 데 대해 한 증권사 연구원이 보인 반응이다.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지난 9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이르면 오는 2013년부터 TV용 OLED 분야에 3조원을 투자해 2014년 하반기에 양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는 과거에도 대형 OLED 시장 진출 의지를 내비친 바 있지만 투자 규모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LG디스플레이의 이같은 신규 투자 계획에 선언적 의미 이상을 부여하지 않는 분위기다.
실제 투자가 이뤄질지가 불투명하고, 3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한 상황이어서 투자여력이 있을지도 의문이라는 평가다.
우선 LG디스플레이가 2013년이 되면 무조건 투자에 나서는 것은 아니다.
앞서
LG전자(066570)가 내년 하반기 55인치 OLED TV를 출시할 예정인데, 신제품에 대한 시장 반응을 확인한 뒤 이에 맞춰 투자한다는 전략이다.
투자규모(3조)도 확정적인 게 아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10일 "OLED에 직접 3조를 투입한다는 뜻은 아니고 보통 신규라인 설립에 2조~3조가 든다는 얘기였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선 LG디스플레이가 투자자금을 어떻게 끌어모을 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장인범 부국증권 연구원은 "LCD 수요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LG디스플레이로서는 결국 OLED 투자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장 연구원은 "투자심리가 워낙 냉각된 상태라 회사가 쉽사리 증자에 나서긴 어려울 테고, 차입을 통해 자금을 확보할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가 당장 투자에 나서는 게 아니고 2013년 중 어느 시점에 투자할 지도 불분명한 상황에서 '투자한다'는 말 자체에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여력이 충분치 않은 LG디스플레이가 외부 수요처에 투자의지를 알리는 차원의 발언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