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그림 '학동마을'을 500만원에 구입한 뒤 인사 청탁 목적으로 전군표 당시 국세청장에게 상납한 의혹을 받고 있는 한 전 청장이 법정에서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22일 서울지방법원 제21형사부(재판장 이원범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한 전 청장은 "학동마을을 선물용으로 구입한 적이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한 전 청장은 "서미갤러리로부터 그림을 구입했지만 그 그림의 이름이 학동마을이라는 것은 잊고 있었다"면서 "일본 출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신문을 보고 그림의 이름이 학동마을이라는 것을 인식했다"라고 말했다.
검찰측은 한 전 청장의 답변을 듣고 "학동마을이 마음에 들어 감상용으로 구입했다고 했는데 그렇게 마음에 든 그림을 잊을 수 있는가"라고 물었지만 한 전 청장은 "업무가 너무 많아 개인적 취미 생활을 위한 여유가 없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한 전 청장은 변호인신문에서 "평소에 그림을 좋아해서 달력의 명화를 액자에 끼워 감상한 적이 있었다"면서 당시 감상한 명화의 작가와 작품명을 세세히 답변하는 모순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 전 청장은 이날 공판에서 "학동마을은 선물용으로 구입한 적이 없고 그림이 전군표 전 국세청장에게 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전 전 청장 부부와 우리 부부는 서로 함께 있었던 적도 없다"고 강한 어투로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이날 한 전 청장은 주정업체 세 곳에서 자문료 수천만원을 받아 기소된 뇌물수수 혐의도 부인했다.
한 전 청장은 "한 주정업체에서는 출국 전 고문계약 제의를 받고 경영자문만 해주기로 했지만 나머지 두 주정업체는 나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나를 고문으로 등록했다"면서 "청장시절 잠시 만난 적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전 청장은 지난 4월 그림로비 의혹과 주정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지만 관련 혐의들을 모두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