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국내에서 사그라든 벤처 불꽃이 스마트폰 게임에서 불씨가 살아나고 있다.
스마트폰에서 제2의
엔씨소프트(036570), 넥슨의 신화를 이루려는 소규모 스마트폰 게임 개발사들이 줄줄이 등장하고 있다.
스마트폰 게임의 성장성을 주목한 기존 게임사들도 스마트폰 개발 인력을 고용하면서, 냉기가 도는 고용시장에 유독 스마트폰 게임 관련 채용 시장은 뜨겁다.
23일 게임등급심의위원회(게등위)에 따르면 스마트폰 오픈마켓용 게임 심의를 요청한 개발사 숫자는 지난해 1년 동안 314개였다.
반면 올해 들어서 지난 7월까지 266개 개발사가 게임 심의를 신청했다.
스마트폰 게임 개발에 뛰어드는 개발자들이 늘고 있어, 올해 게등위에 심의를 신청하는 개발사 숫자는 상반기보다 더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게등위의 심의를 받지 않고 해외 앱스토어에 게임을 바로 올리는 신규 개발사들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두 코코소프트 대표는 10년 동안 온라인 게임을 개발해오다, 3년전 스마트폰 개인 개발자로 변신하고 올해 3월 스마트폰 게임 전문 개발사 코코소프트를 설립했다.
코코소프트는 직원수 6명의 작은 회사다.
하지만 대표작인 ‘콜로세움’은 해외 앱스토어 시장에서 억대 매출을 올렸고 후속작들도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어 스마트폰 개발사로 안착했다.
한 대표는 “스마트폰 게임이 사업적으로 성공하면서 스마트폰 게임 1인 개발자로 나서거나 소형 개발사를 설립하는 경우가 굉장히 늘어나, 정확한 숫자를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인터넷 포털 네이버의 아이폰 앱스토어 개발 까페 ‘맥부기’ 회원의 상당수가 게임 개발자”라고 덧붙였다.
‘맥부기’의 회원수는 23일 현재 7만명을 넘었다.
스마트폰 게임을 퍼블리싱도 하는
컴투스(078340)와
게임빌(063080) 관계자들은 “회사로 게임 퍼블리싱을 문의하는 업체들이 올해 부쩍 많아졌다”며 “구체적인 숫자를 조사하지 않았지만, 체감적으로 지난해 보다 약3배 많아진 것 같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게임에서 창업 열풍이 뜨거운 원인은 위험 부담이 적고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게임은 좋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소수의 인원이 길어도 반년 안에 게임 개발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게임이 실패하더라도 금방 새로운 게임을 개발 할 수 있다.
또 스마트폰 이용자가 늘어나는 만큼 게임시장도 커지고 있다.
기존 게임사들도 스마트폰 게임 시장을 준비하며, 인력 채용을 늘리고 있다.
액토즈소프트(052790)는 스마트폰 게임 개발 자회사 ‘플레이파이’를 설립하고, 다음달 스마트폰용 게임을 서비스할 계획이다.
현재 ‘플레이파이’는 15명으로 이루어졌지만, 올해 안에 30명까지 개발자를 늘릴 예정이다.
허국철 플레이파이 대표는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예전에는 게임을 하지 않았던 사람들도 게임을 접할 기회가 생겼다”며 “그 만큼 스마트폰 게임 시장의 전망은 밝다”고 설명했다.
NHN(035420) 한게임도 스마트폰 게임을 전문으로 개발하는 자회사 ‘오렌지크루’를 설립했다. ‘오렌지크루’의 현재 직원수는 120명으로, 내년말까지 25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넥슨의 모바일 게임 자회사 넥슨 모바일은 스마트폰 게임 개발 인력을 지난해 50명, 올해 55명 뽑았다.
엔씨도 스마트폰 관련 인력을 꾸준히 뽑고 있다.
컴투스와 게임빌도 올해 스마트폰 게임 개발 인력을 각각 60명, 40명씩 뽑았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게임 시장이 순조롭게 성장할 경우, 창업과 고용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를 위해 정부가 스마트폰 게임 산업의 열기에 찬물을 끼얹는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스마트폰 게임 산업의 발목을 잡는 대표적인 정책은 여성가족부의 셧다운제도다.
셧다운제도는 밤 12시 이후 청소년의 온라인 게임 접속을 차단하는 제도다.
여가부는 2년 후에 셧다운제도를 스마트폰 게임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정책 리스크로 애플, 구글은 오픈마켓 사후심의가 허용된 후에도 국내에서 스마트폰 게임 서비스를 하고 있지 않다.
게임 개발사들의 성장 발판이 되는 국내 시장이 정부 때문에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셈이다.
또 셧다운제는 청소년과 성인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보호하는데 막대한 추가 비용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개인과 중소형 개발사의 경우 셧다운제가 스마트폰 게임에 도입될 경우 국내 사업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셧다운제는 실효성도 없고, 단지 청소년 보호를 핑계로 정부부처가 게임사들에 영향력을 넓히려는 악법”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