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오늘 소개해주실 기업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기계주죠?
기자 : 네, 국내 공작기계 3위업체인
화천기공(000850)입니다. 국내 공작기계 분야에서 두산인프라코어, 현대위아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업입니다.
화천기공은 1952년 5월 설립된 후 1998년 11월 18일 상장됐습니다. CNC선반, 머시닝센터 등 금속공작기계와 산업로봇용 등 주물을 주로 생산하고 있고 있습니다.
단어들이 생소하시죠? 잠깐 설명해 드리면요, 공작기계는 영어로는 머신툴, 기계부품을 가공하는 기계로 기계공업의 기초가 되는 기계입니다.
CNC는 컴퓨터를 이용해 수치를 자동으로 제어하는 장치입니다. 아주정확한 경로대로 움직일 수 있겠죠? 쉽게 말하면 선반, 밀링, 머시닝센터 등 공작기계의 핵심두뇌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머시닝센터가 어떤 건지 잠깐 볼까요? SIRIUS-UL+라는 고속 금형가공 머시닝센터입니다. CNC를 기반으로 정확하게 기계 부품을 만들 수 있는 설비입니다. 이 머시닝센터가 우리가 잘 아는 자동차, IT 대기업들이 설비투자를 할 때 주문, 공급됩니다.
주물은 금속을 녹여서 틀에 넣고 굳혀서 원하는 모양의 금속제품으로 만드는 겁니다.
앵커 : 네, 그렇군요. 방금 본 머시닝센터, 이름만 들었는데 직접 보니까 더 가깝게 느껴지네요. 이런 걸 화천기공에서 만드는군요. 화천기공은 다양한 계열사와 함께 화천그룹을 형성하고 있죠?
기자 : 네, 화천그룹 아래 화천기공 외에도 화천기계, 서암기계공업, 에프앤가이드, 티피에스코리아, 인스텍, 재단법인 서암문화재단 등 국내 회사들과 HMA, HME, HAP, HMI 등 미국, 유럽, 아시아, 인도 현지 판매법인까지 해서 총 11개 회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화천기공은 대부분 계열사들의 최대주주이며, 지주사적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앵커 : 화천기공의 사업포트폴리오는 어떻게 구성돼 있나요?
기자 : 공작기계와 주물 소재로 이루어져 있고, 매출 비중은 공작기계 80%, 주물 20%입니다. 공작기계 쪽은 계열사 화천기계를 통해서 판매되는 내수가 70%, 미국, 유럽, 아시아 등 해외 법인을 통해 판매되는 수출이 3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주물소재는 85% 이상이 화낙, 가와사키 등을 통해 일본에 납품되고 있습니다. 화천기공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한자릿수에 머물렀던 것에 비해 올해 들어 두 자릿수를 나타내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끕니다. 사업 분야별로는 주물소재의 영업이익률이 20%를 웃돌아 월등히 좋습니다.
앵커 : 업황과 수주실적은 어떤가요?
기자 : 자동차, IT 등 전방산업의 설비투자가 확대되면서 공작기계는 사상 최대 호황을 맞고 있습니다. 2008년 하반기 글로벌 금융위기로 고전했던 공작기계 분야는 2009년 10월부터 수주가 회복돼 지속적인 증가세를 나타냈구요.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분기기준 사상 최대 수주를 기록했습니다.
화천기공의 2분기 말 수주잔고는 823억6800만원을 기록했습니다. 신규수주를 살펴보면 1분기 698억원, 2분기에는 609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에 따라 화천기공은 폭발적인 외형 성장뿐만 아니라 고가형 머시닝센터 등 고부가 제품 비중이 증가해 수익성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습니다.
공작기계의 평균 납기(주문 받은 제품을 생산해 고객에게 납품하는 날짜)는 3개월인데요. 현재 수주잔고가 차 있어 5~8개월로 납기가 지연되고 있습니다. 이는 다시 말해 올해 화천기공의 생산계획은 모두 나와 있다는 뜻이죠.
2분기 말 수주현황을 볼 때 하반기 실적은 개선세가 지속된다고 확신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종목을 보는 키 포인트입니다. 다만 하반기 세계 경제 전망이 불투명한 만큼 3분기 수주 추이를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반기에 들어오는 수주는 내년 1분기부터 실적에 반영되기 때문에 3분기 수주 추이가 내년 화천기공의 실적을 전망하는 잣대가 될 전망입니다.
앵커 : 그렇군요, 요즘처럼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시기에 하반기 실적이 보장돼 있다는 건 확실한 호재일 것 같은데요?
기자 : 네 그렇습니다. 그동안 화천기공의 올해 분기별 실적은 어닝서프라이즈의 연속이었습니다. 지난해 3분기 공작기계 판가 인상분이 올해 1월부터 반영됐고, 고가형 머시닝센터 등 고부가 제품 비중이 확대되면서 올 1분기 실적부터 출발이 좋았는데요.
하반기 실적도 문제 없다고 보셔도 됩니다. 납기가 평균 6개월 정도라는 걸 감안하면 올 상반기 수주가 하반기 실적에 그대로 반영되고 이에 따라 실적 개선세가 또렷하게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오는 3분기가 어닝서프라이즈의 절정을 이룰 가능성이 높습니다.
올해 전체 실적 전망치는 매출액 2276억 5000만원, 영업이익 320억원, 순이익 260억원으로 전망됩니다. 지금 화면으로 보시는 실적은 지난해 3,4분기를 제외한 나머지가 모두 IFRS를 도입한 실적입니다. 지난해 3,4분기도 올해 하반기 실적이 나오면 나란히 IFRS를 반영한 실적으로 수정될 겁니다.
앵커 : 화천기공, 또 다른 모멘텀도 있습니까?
기자 : 네 올 하반기 또 하나의 주목거리는 증설입니다. 기존에 있던 공장 인근 평동산업단지에 위치한 6000평 부지에 7월부터 40억원의 비용을 투자해 공작기계 조립라인을 증설하고 있습니다. 11월말 완공될 예정이고, 투자규모가 크지 않아 자금 부담은 없다고 봐도 됩니다. 이번 증설이 끝나면 공작기계 부문 생산능력이 20% 증가해서 실적 증가폭이 더 커지게 됩니다.
화천기공이 42.97%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서암기계의 상장 모멘텀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서암기계는 공작기계의 핵심부품인 각종 기어, 척, 실린더, 커빅커플링 등을 생산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상장 시기는 3분기로 예상되고 있어서 주가 상승의 단기 모멘텀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서암기계의 주당 예정 발행가액은 3500~3900원, 공모예정 총액은 110억~122억원입니다.
앵커 : 화천기공, 마지막으로 주가 전망해주시죠.
기자 : 네, 창사 이래 최대 업황과 사상 최대 실적 행진에도 불구하고 화천기공의 주가는 지나치게 저평가된 상태입니다. 2011년 예상 실적 기준 PER은 4.96배, PBR은 0.7배로 업종 평균 PER 7배, PBR 2.5배에 비해 주가가 쌉니다. 또 경쟁사들과 달리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어서 증시 상황에 따라 이러한 프리미엄을 부여하는 것도 가능할 수 있습니다.
다만 거래량이 낮다는 점은 디스카운트 요인이구요. 또 최근 하반기 경제 전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설비투자 전망도 어두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점이 리스크 요인입니다. 국내 대기업들의 설비투자는 계획대로 대부분 진행될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기계업종의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화천기공은 불확실한 시기에 확실한 실적으로 투자자들을 만족시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저평가 매력도 있고 매년 배당도 하고 있습니다. 주가는 실적을 반영한다는 투자의 기본을 생각하신다면 매수해 볼만한 매력적인 종목이라고 판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