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민지기자] 일본 증시는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일본의 국채 신용등급을 기존 'Aa2'에서 'Aa3'로 24일(현지시간) 한단계 끌어린 후에도 상승 출발하며 신용 등급이라는 예상된 악재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뚜렷한 상승 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에서 증시는 오전장 후반들어 아래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일본의 신용 강등 소식은 일회성 악재에 그칠 가능성이 높으며 오히려 일본 정치의 불안정성이 해소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타카하시 후미유코 바클레이즈 캐피탈 상무 이사는 "무디스의 일본 국채 신용등급 강등은 예상돼 왔던 악재"라며 "금융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아이키 마이즈 UBS 증권 이코노미스트도 "무디스는 앞서 일본의 신용등급을 강등 검토 중임을 밝혀왔다"며 "신용등급 강등은 시장에 이미 반영된 악재인 만큼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롭 핸더슨 네셔널오스트레일리아은행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그리스 보다도 높은 일본의 부채비율을 감안할 때 무디스의 판단은 놀랄만한 것이 아니다"며 "앞으로 일본 정부가 어떤 해결책을 내 놓을 수 있을지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츠오카 나리오키 다이와 자산운용 이코노미스트는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 발표가 일본의 새 행정부가 강력한 재정 정책을 내놓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일본 정부는 재원 확보를 위해 소비세 인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도 보고서를 통해 "일본 부채 총액은 우려스러운 수준"이라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220%가 넘는 부채 비율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경고 한 바 있다. 이어 "현재 5%인 소비세를 앞으로 10년간 15%까지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전문가들은 또 "이번 무디스의 강등 소식이 한 방향으로 치우친 엔고 흐름을 멈출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최근 달러 대비 엔화는 세계 2차 대전 이후 수준으로 나타나 일본 정부의 고민을 키우고 있었다.
다만 리차드 하스팅 글로벌헌터 증권 투자전력가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 신용등급을 강등한데 이어 이번엔 무디스의 일본 신용등급 하향조정 결정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며 "앞으로 선진국들의 신용등급 강등 현상이 도미노처럼 계속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무디스의 결정에 간 나오토 총리는 현지 언론을 통해 "국가신용등급이 낮춰진 것은 유감이다"고 말했고, 노다 요시히코 재무상 역시 "한 신용평가사의 판단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말하고 싶지 않다"면서 "일본 국채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는 변화 없다" 무디스의 조치에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뉴스토마토 김민지 기자 mj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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