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유나기자] 드라마와 영화 등 매체에 등장해 자신을 제품간접광고(PPL, Product in Placement)에 노출시키는 차량이 늘고 있다.
인기 드라마 등을 통해 자태를 뽐내는 차량들은 주인공을 더욱 빛내주는 조연의 역할을 하는 듯 하지만 오히려 주인공을 조연 삼아 자신의 멋진 모습을 뽐내는 주연이 되기도 한다.
보통 자동차 PPL의 경우 매달 수십억원을 쏟아부어야 하는 TV광고보다 훨씬 효율적이다. 드라마 PPL의 경우 1억원 이상을 투자해 몇 개월간의 지속적인 홍보가 가능하고, 드라마가 성공하면 '스타 마케팅 효과'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고의 사랑'의 '독고진 효과'가 바로 그 대표적인 예다.
뜨거운 인기 속에 지난 6월 종영된 MBC 드라마 '최고의 사랑'에서는 '올 뉴 인피니티M'이 그야말로 팬들로부터 '최고의 사랑'을 받았다.
◇ MBC 드라마 '최고의 사랑'에서 극중 독고진이 타고 다니는 '올뉴 인피니티 M'.
차승원은 이 드라마 2회분에서 올뉴 인피니티M을 타고 공효진(구애정 역)과 추격전을 벌이며 화제를 모았다. 모델 출신답게 큰 키와 멋진 이목구비를 가져 '가만히 있어도' 멋진 그가 더 멋있게 보였던 이유는 바로 '올 뉴 인피니티M'와 함께였기 때문이다.
올 뉴 인피니티M은 인피니티의 전략 모델로 '독고진' 차승원이 타면서 호감도가 더 상승했다는 게 관계자의 말이다.
◇ 드라마속 자동차 PPL도 '한류'
지난달 말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시티헌터' 속 이민호의 차는 무엇이었을까.
고급스럽고 스타일리시한 외관 때문에 얼핏 보면 억대의 외제차로 보이기도 하지만 알고보면 2000만원도 되지 않는
현대차(005380)의 야심작 '벨로스터'다.
◇ SBS 드라마 '시티헌터'에서 개성있는 외관 스타일로 '이민호 차'라고 불리는 현대차의 '벨로스터'.
이민호의 자동차 액션신은 상대 배우 박민영과의 데이트신에 자주 등장했다. 또 이민호의 대리운전사로 '알바를 뛰는' 박민영이 벨로스터를 타고 신나게 폼을 잡기도 했다.
최근 배우 지성과 최강희의 출연으로 성황리에 방영을 시작한 SBS 수목드라마 '보스를 지켜라'에서 주인공 지성은 K7를, 최강희는 포르테를 타고 등장한다.
인기 걸그룹가수 유이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KBS '오작교 형제들'에서도 기아차의 스포티지R, 포르테, K5 하이브리드가 등장해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또 지난 6월 막을 내린 MBC '스타 오디션 위대한 탄생'에서는 최종 우승자인 백청강씨가 K7, 준우승자인 이태권씨가 K5의 주인공으로 낙점되기도 했다.
한국지엠의 알페온, 크루즈, 아베오도 현재 MBC '불굴의 며느리'와 '애정만만세'에서 활약하고 있다. 특히 알페온과 아베오는 드라마 출연이 가장 많아 시청자들과 더 친숙한 차량으로 거듭나게 됐다.
얼마전 종영한 MBC '미스리플리'에서 호텔리어로 출연한 김승우는 한국GM의 최고급 세단 알페온을, 배우 이다해와 강혜정은 쉐보레 아베오를 지원받았다.
◇ PPL 단골손님 '수입차'..고급스러움과 부의 상징
국내완성차들의 활약만큼이나 수입차들의 PPL도 활발하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SBS 주말드라마 '여인의 향기'에서 서효림(임세경 역)이 타는 대형 럭셔리 세단 포드의 '뉴토러스'는 세련된 디자인으로 재벌가의 막내딸로 나오는 주인공을 더 눈부시게 해줬다.
또 극중 강지욱(이동욱)은 빨간색 스포츠카 스피라를 몰고 한껏 멋을 뽐내는 인물이다. 스피라는 어울림모터스의 수제차로 1억508만원 짜리다.
MBC 주말드라마 '천 번의 입맞춤'에는 캐딜락 모델들이 대거 등장한다.
GM코리아는 캐딜락 CTS과 CTS 쿠페, DTS, SRX를 비롯한 캐딜락의 베스트셀링 모델들을 협찬하고 있다.
KBS 월화드라마 '스파이 명월'에서도 주인공 에릭의 애마로 캐딜락 CTS 쿠페가 낙점돼 '엣지있는' 스타일을 뽐내고 있다.
◇ KBS 월화드라마 '스파이 명월'에서 주인공 에릭의 애마로 등장하는 캐딜락 CTS 쿠페.
극 중 에릭(강우 역)은 잘생긴 외모와 트렌디한 패션 감각을 선보이며 대중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한류스타로 등장한다. 이런 설정과 캐딜락 라인업의 '폭풍 간지'로 통하는 CTS 쿠페의 매력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고 있다.
아우디는 이미 몇년 전부터 드라마 PPL의 'VIP'격이다.
지난달 종영한 KBS 수목드라마 '로맨스타운'에서도 아우디가 눈길을 끌었다.
극중 재벌남인 '강건우'역의 정겨운은 'Q5 3.0 TDI'를, 귀여운 독설가인 김민준은 역동적인 스타일의 오픈카 'A5 카브리올레'를 탔다.
아우디는 지난달 종영한 KBS월화드라마 '동안미녀'에서도 지속적으로 등장했다. 극중 이혼남이자 재벌가 왕자님 역을 맡은 류진은 'A8 4.2 FSI 콰트로'를 몰고, 패션회사 MD인 최다니엘은 'Q7 4.2 TDI'를 타고 등장한다.
아우디를 끄는 인물들의 공통점이 바로 재벌가, 패션회사 직원들인 점을 고려해보면 '역시 아우디'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차량들의 PPL광고는 드라마 뿐만 아니라 영화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
개봉 첫주에 이미 300만을 넘어선 영화 '트랜스포머3'에는 한국지엠 쉐보레의 대표 스포츠카가 대거 등장해 이슈가 됐다. 이 영화에는 쉐보레 크루즈, 전기차 볼트, 스포츠카 콜벳 등 다양한 한국지엠의 자동차가 등장해 관객들에게 매력을 뽐냈다.
◇ 영화 '트랜스포머3'에 등장하는 쉐보레 카마로(앞줄 왼쪽), 전기차 볼트(뒷줄 왼쪽에서 두번째), 콜벳 스팅레이(앞줄 가운데), 쉐보레 스파크(오른쪽 첫번째).
업계에 따르면 3~4년 전까지만 해도 드라마 속 수입자동차 협찬은 주로 BMW나 아우디, 인피니티 등이 휩쓸었지만 최근엔 캐딜락이나 크라이슬러, 포드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 PPL, 때로는 역효과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PPL 광고 때문에 오히려 애를 먹는 경우도 있다.
최근 푸조 수입사 한불모터스가 영화 속에 등장한 자사 차량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 개봉한 영화 '블라인드'에 푸조 308이 영화속 연쇄살인범 차로 등장하고 있는 것.
이 영화는 산부인과 의사가 여대생들을 잇따라 납치해 살해하는 내용을 담은 스릴러 장르로 영화를 본 관객들에게는 연쇄 살인마의 차량이라는 좋지 않은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한불모터스 관계자는 "특히 상대적으로 비중이 높은 젊은 여성 고객들이 영화를 본 후 차를 타기가 겁난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당황스럽긴 하지만 오히려 영화가 흥행할 경우 푸조의 브랜드를 알리고 308의 인지도가 올라가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 Copyrights ⓒ 뉴스토마토 (www.newstomato.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