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부산에 사는 이모씨는 정기예금처럼 위험성이 적으면서도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펀드가 있다는 말을 듣고 20억원을 대출받아 펀드에 가입했다.
하지만 이씨가 가입한 펀드는 얼마 안 있어 수익률이 곤두박질치기 시작하더니 가입한지 4년이 지난 후에는 수익률이 무려 -75%에 이르게 되었다.
이씨는 울며겨자먹기로 펀드를 중도 환매할 수밖에 없었고 투자한 20억중 11억3000여만원 정도만 건질 수 있었다.
펀드에 투자한 금액을 돌려달라며 해당펀드를 판매한 은행과 자산운용사를 상대로 소송을 낸 이씨.
대법원은 이씨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 2부(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이모(56)씨가 펀드판매 과정에서 해당펀드가 위험성이 적은 것으로 설명해 손해를 봤다며 우리자산운용과 경남은행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6일 밝혔다.
재판부는 "해당펀드를 판매한 경남은행과 우리자산운용측이 위험성이 적은 금융상품과 비교하여 펀드판매활동을 한 것이 인정된다"면서 "만약 피고들의 위법행위가 없었더라면 이씨는 안정적인 금융상품에 투자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이씨가 펀드에 투자하지 않고 안정적 금융상품에 투자했다면 투자원금뿐 아니라 정기예금 이자 상당의 기대수익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해당 사건을 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 판단에 따르면 20억원을 정기예금에 맡겼을 경우 얻을 수 있는 이자도 손해액을 계산할 때 집어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1심과 2심은 이 부분에 있어서 대법원과 다른 판단을 했다. 이씨가 투자한 20억원 가운데 펀드환매로 돌려받은 11억3000여만원을 제한 8억7000여만원을 기준으로 손해액을 산정한 것이다.
원심은 "판매사의 해당펀드 설명이 불충분했지만 설명이 충분했더라도 안정적 상품을 샀을 것이라는 점을 인정할 수 없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지만 대법원은 이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경남은행과 우리자산운용이 이씨에게 물어줄 손해액을 다시 계산하라며 사건을 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