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인표·박미정기자] 추석을 보름정도 앞두고 시중은행들이 가계 대출을 줄인데 이어 금리까지 올리고 있어 서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당국의 가계 대출 규제를 핑계로 서민 대출까지 대폭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대출 '규제' 보다 '금리' 인상
29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 우리은행은 가계대출 규모는 지난달 말 보다 각각 0.7%, 0.6% 커졌다. 국민은행은 0.4%, 하나은행도 0.5% 증가했다.
금융당국 가이드라인인 월별 증가율 0.6%를 넘거나 넘을 조짐이 보이자 은행들은 마이너스 통장 대출과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가산금리를 올려 가계 대출을 억제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22일부터 마이너스 통장 대출 가산금리를 0.5%포인트 인상했고 우리은행도 29일부터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금리고정 모기지론'의 가산금리를 0.2%포인트 인상한다.
상대적으로 가계대출 증가율에 여유가 있는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현재까지 인상 계획이 없다. 그러나 월말과 추석을 앞두고 자금 수요가 몰리면 금리 인상에 나설 수도 있다.
또 최근 전세난으로 전세자금 대출이 크게 증가해 은행권의 가계대출 한도가 소진됐다는 분석도 나와 서민들의 돈 빌리기는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 가계대출 막히자 기업대출 확대
가계 대출 판로가 막힌 은행들은 기업대출에 눈을 돌리고 있다.
한국은행의 '7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7월 기업대출은 5조9199억원으로, 전달 3조2436억원 감소에서 9조1635억원 증가로 돌아섰다.
반면 가계대출은 6월 3조3529억원에서 7월 2조2939억원으로 1조590억원이나 줄었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024110)은 2조원의 추석 특별자금을 중소기업에 대출해 줄 예정이고 농협, 우리은행, 하나은행도 기업대출 자금 한도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가까이 늘린다고 밝혔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가계 대출이 힘들어지자 은행들이 기업대출로 돌파구를 찾을 것"이라며 "추석과 이사철을 앞두고 자금 수요가 많은 서민들은 지금보다 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뉴스토마토 박미정 기자 colet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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