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금이 국내 금융업계를 대표하는 투자상품으로 부각되며 최고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미국의 경기둔화 우려와 유럽의 재정위기 등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확실성에 휩싸이면서 대표적 안전 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것.
여기에 지난 26일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금융위원회로부터 파생결합증권 중 금적립계좌 투자매매와 금적립계좌 발행에 따른 위험헷지 목적의 장외파생상품 투자매매 등에 대한 투자매매업을 인가받아 금 전성시대에 힘을 보태고 있다.
3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금 관련 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이다.
현물인 금을 직접 구매하는 직접투자와 금 관련 펀드나 금선물,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간접투자하는 것.
먼저 실물인 금을 직접 구매하려면 은행이나 증권사를 이용하면 된다. 해당 금융사에 따라 10g, 100g, 1kg의 골드바(금괴)를 판매하고 있다. 은행과 증권사에 되팔 수 있는 것이 장점이지만, 매입시 10%의 부가가치세가 부과된다. 또 보관에 따른 비용과 도난의 위험도 존재한다.
은행의 금 관련 예금상품(골드뱅킹)에 가입하는 것도 직접투자의 방법이다. 대표적인 상품으로 신한은행의 ‘골드리슈’를 들 수 있다. 골드뱅킹은 금 실물을 거래하지 않고 통장에 금을 적립하거나 입출금이 가능하다. 또 실물보다 싼 가격에 금을 매입할 수 있다. 반면 수익금에 배당소득세 15.4%가 부과되고, 예금자 보호가 안되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한다.
금 관련 간접투자의 대표 상품으로는 금펀드가 있다. 금펀드는 금 관련 기업의 주식에 투자하는 주식형펀드와 금 가격과 관련된 지수를 추종하는 파생형펀드가 있다.
금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주식형펀드의 경우 금 가격 상승시 기업실적에 혜택을 줄 수 있다. 하지만 바로 수익이 나는 것은 아니고, 투자종목이 상장되어 있는 국가 지수 변동에 따라 영향을 받기 때문에 기업의 요소도 고려해야 한다.
금 가격과 관련된 지수를 추종하는 파생형펀드인 금 상장지수펀드는(ETF)는 현재 HIT 골드, KODEX 골드선물(H), TIGER 금은선물(H) ETF 등 3종목이 한국거래소(KRX)에 상장돼 있다. 금 선물지수에 투자하는 금 ETF는 금 가격이 오르면 수익률이 비례해서 나타나지만, 환헤지 상품이냐 아니냐에 따라 환율의 위험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또 명칭은 모두 금 ETF지만 종목별로 벤치마크가 다르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금 관련 파생상품으로는 금 선물도 있다. 금 선물은 금 선물과 거래단위를 낮춘 미니 금 선물이 한국거래소에 KRX에 상장돼 있으나, 주로 미니 금 선물을 중심으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미니 금 선물은 기존 금 선물의 1/10에 불과한 거래 단위와 현금결제의 최종 결제방식을 택해 접근성을 높인 상품이다. 반면 만기에 선물 가격이 현물에 수렴하면서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이처럼 금 관련 상품들이 봇물을 이루는 가운데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금 관련 상품들의 장단점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향후 글로벌 금융시장의 상황에 따라 상품들의 수익률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최근 금 가격이 올랐음에도 금 관련 주식은 하락했다”며 “금은 주식시장의 등락에 영향을 받는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이어 “글로벌 리스크가 완화될 경우 지수보다는 오히려 금 관련 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며 “이러한 장단점을 파악해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도 “금 가격이 계속 유지된다는 보장이 없어 어떤 상품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수익률이 갈린다”며 “개인투자자들에게는 금 관련 ETF가 좋을 수 있다”고 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