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인표 · 박미정기자] 시중은행들이 2분기 수천억원의 순익을 거둔데 반해 SC제일은행, 한국씨티은행 등 외국계은행 실적은 정체되거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 카드, 수수료 등 비이자이익이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SC제일은행, 씨티은행의 지난 2분기 실적은 각각 1120억원, 1441억원으로 작년 2분기에 비해 1.2%, 8.6% 감소했다. 1분기와 비교할 경우 SC제일은행은 18% 순익이 줄었고 씨티은행은 1.5% 증가에 그쳤다.
<SC제일은행, 씨티은행 당기순이익>
순익감소에 대해 SC제일은행 관계자는 "금융환경 변화로 인해 글로벌 마켓 비즈니스 실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편 SC제일은행의 노조 파업은 6월 말에 있었기 때문에 2분기 순익과는 큰 상관이 없다.
씨티은행 측은 "작년 2분기에 비해 비용, 대손충당금이 늘어 순익이 줄었지만 1분기에 비해서는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 외국계 銀, 허울뿐인 선진경영기법?
반면 외국계 은행을 제외한 국내 은행의 경우 '땅짚고 헤엄쳤다'는 비유가 있을만큼 순익이 좋았다. 2분기 순익은 작년에 비해 4조7000억원 늘었고 전분기에 비해서도 1조5000억원 커졌다.
물론 이같은 실적은 7개 국내 은행들이
현대건설(000720) 주식을 2조4000억원에 판 이익이 포함된 것이다.
그러나 이 이익을 빼서 비교하더라도 외국계 은행의 순익 감소 및 정체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먼저 두 은행 모두 자산이 감소했다. 작년 동기에 비해 SC제일은행은 4.67%, 씨티은행은 4.4% 자산이 줄었다.
은행 자산 감소에 대해 한 연구원은 "외국계 은행은 가계중심으로 영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최근 가계 여신 퀄리티가 나빠져서 자산이 줄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외국계 은행의 강점이라고 얘기되는 비이자수익 역시 대폭 줄었다. 2분기 비이자수익은 씨티은행이 작년 동기에 비해 43.1% 줄었고, SC제일은행이 지난 1분기에 비해 19% 감소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비이자이익, 즉 수수료와 펀드, 카드, 외환익이 줄었다는 것은 기본 이자 수익을 제외한 나머지 경영성과가 좋지 않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외국계 은행들이 지나치게 글로벌 기준을 강조하다 보니 로컬(국내)시장에 맞는 전략을 세우지 못하는 것 같다"며 "이들이 내세우는 선진경영기법에 한계가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해석했다.
뉴스토마토 박미정 기자 colet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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