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유나기자] "페라리 자동차를 모는 기분이었다. 페달을 한번 밟기 시작하면 쫓아오는 자동차를 보면서 계속 가야한다. 기업 경영도 마찬가지다."
르노삼성자동차를 본 궤도에 올려놓았던 장 마리 위르띠제 전임사장이 외국계 회사로서 국내 경영을 한 소감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르노삼성은 1일 서울 소공동 소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오후 4시부터 르노삼성 장마리 위르띠제 사장과 함께하는 송별 기자회견을 열었다. 또 새롭게 취임하는 프랑수아 프로보 신임사장의 취임식도 축하했다.
◇ 장 마리 위르띠제 르노삼성 전임사장(오른쪽)과 프랑수아 프로보 신임사장(왼쪽)이 1일 서울 소공동 소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아래는 퇴임하는 장 마리 위르띠제 르노삼성 전 사장과 프랑수아 프로보 신임사장과 기자들의 문답 내용이다.
- 5년 넘게 성공적으로 일하고 르노 본사로 가는 걸 축하드린다. 본사로 돌아가면 어떤 역할을 하게되나? 그리고 르노삼성을 경영하면서 좋았던 기억 하나와 아쉬웠던 기억을 꼽는다면?
▲ (장 마리 위르띠제)재미있는 질문이다. 사실 다음주 금요일까지 내 거취에 대한 엠바고가 걸려 있다. 그래서 지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큰 본부로 간다는 것 정도다. 르노그룹 본사의 아주 큰 본부를 맡게 될 것이다.
그리고 가장 강렬한 기억이라고 하면 새로운 신규 모델들을 론칭한 것이다. 자동차 업체에서 일하면서 신차 관련 업무를 한다는 것은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 부분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신차를 론칭하기 직전에는 영업 인력들은 기대감이 점점 높아지고 동시에 산업시스템의 개선을 꾀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해야만 우리가 기대하고 있는 품질에 도달할 수 있다.
후회되는 순간은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다. 내 생각에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후회가 되는 부분은 없다. 르노삼성 자동차의 저력을 아직도 믿고 있고 그게 아직도 발휘되지 않은 부분이 있는 것 같다. 특히 엔지니어링팀이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믿고 부산 공장 역시 보여줄게 많을 것 같다. 르노삼성 자동차는 르노그룹과 얼라이언스내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새 신임 사장께서 어떻게 르노삼성 자동차가 전 세계 르노그룹과 협력해 발전할 수 있는지 새 비전을 보여줄 것이다. 그 부분에 대해서 항상 확신한다. 생산량이 증가되고 르노삼성 자동차가 발휘하는 활동과 역량 역시 발휘될 것이다.
- 지난 5년간 많은 차들을 론칭시켰는데 그 와중에 큰 도전과제가 있다면 어떤 것이었나. 또 가장 큰 성취가 있었다면 무엇인가?
▲ (장 마리 위르띠제)좀 어려운 질문인 것 같다. 우리는 신차를 출시할 때마다 항상 발전해왔다. 새로운 모델을 선보일 때마다 르노삼성의 모든 시스템이 가동됐다. 예를 들어보자면 올뉴 SM7의 경우 가장 감성적인 론칭이었다. 이 론칭이야말로 모든 것이 원활하게 이뤄진 경우다.
스트레스 레벨이 그렇게 높지는 않았는데 가장 어렵고 가장 도전적인 론칭은 QM5였다. 그 자체로 새로운 모델이었기 때문이다. SUV였고 닛산과 협력해야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레벨에 맞는 차를 론칭했던 경험이었다.
- 프랑수아 프로보 신임사장의 부임을 축하한다. 새로 생긴 노조가 제2공장 건립이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내년부터 전기차 양산이 준비된다고 하는데 어디까지 계획돼 있나?
▲ (프랑수아 프로보) 그 답변은 위르띠제 사장이 해 주는 게 더 나을 것 같다.
▲ (장 마리 위르띠제) 질문 감사드린다. 상당히 많은 부분을 물어본 것 같은데 하나씩 답하겠다. 모두 알다시피 새롭게 노조가 창설이 됐다. 부산에서 창설됐고 새로운 복수노조법에 부합해서 새로운 노조가 생겼다. 하지만 유럽회사의 관점에서 봣을 때 노조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경우는 없다. 회사에 노조가 있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긍정적이지도 부정적이지도 않다. 이 팩트를 현상적으로 분석해볼 때, 임직원의 극히 일부만 신규 노조에 가입했다. 그런 측면에서 볼때 임직원의 대부분을 대표한다고는 볼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주요이슈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니라는 거다.
부산2제공장은 부산에서 요청하고 바라는 바다. 이제 새 사장이 하겠지만 생산량이 늘고 라인업이 증설된다면 무엇이 필요한지를 살펴볼 것이다. 그런 과정은 자연스럽게 라인업이 증설되면 그와 함께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 (프랑수아 프로보)그 부분에 대해서 첨언하겠다. 전기차는 미래에 잠재력을 갖는 차라고 생각한다. 내가 러시아에 있었지만 러시아야말로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나중에 생각되는 시장이다. 정부보조금도 없고 네트워크망도 구축이 안 돼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기차에 대한 요구가 상당히 많다. 그러니까, 아주 잠재력이 없다고 생각하는 시장에서조차도 전기차 트렌드가 점점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미래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생각해볼 수 있지 않겠는가? 러시아에서 모든 소비자들도 전기차야말로 하나의 대안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또 원하고 있다.
▲ (장 마리 위르띠제) 한국시장은 전기차가 적합한 시장이다. 내년부터 전기차 론칭하겠다고 했고 원활히 진행되고 있다. 르노삼성에서 전기차를 만날 날이 멀지 않았다.
- 장 마리 위르띠제 사장은 르노삼성 사장으로서도 역할을 했지만 유럽상공회의소(EUCCK) 회장으로서도 많은 역할을 했다. 그동안 기억에 남은 일은 무엇인가.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서 어떤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인지도 묻고 싶다. 마지막으로 가능하다면 후임이 누군지도 꼭 말해달라.
▲ (장 마리 위르띠제)우선 아시겠지만, 무역부서와도 굉장히 많은 노력을 기울였겠지만 상공회의소에서도 많은 노력을 했다. 하지만 우리가 정치적인 측면은 아니었는데 회원들은 많은 피드백을 준거다. 한국측과 유럽측에 많은 의견, 많은 코멘트와 피드백을 줬다. 이슈가 굉장히 복잡하고 디테일하다. FTA의 혜택은 명확하다. 직원이 증가하고 있고 한국도 FTA의 혜택 많이 받을 것이다. 이는 한국과 유럽 모두 마찬가지다.
- 두 분 중 아무나 답해달라. 제2공장 설립과 관련된 앞 질문에서 신차 라인업을 보고 향후 제2공장 건설 여부에 대해 결정하겠다고 했는데 지난달 수출 실적을 보면 11년만에 최대 실적 거뒀다. 현지 늘어난 수출물량이나 국내 호조세를 보면 설립 가능성 크지 않나? 지난해 르노삼성 회계 자료를 봤더니 사내 현금이 7000억~8000억원 된다. 최근 르노삼성은 국내 증시 상장 계획 없다고 했는데 그 많은 현금을 어디에 쓸 예정인지, 혹시 공장 증설 계획 있는지 궁금하다. 또 프로보 사장은 언론과의 관계를 원활히 하고 싶다고 했다. 다른 경쟁사처럼 기자실을 만들 생각은 없나.
▲ (장 마리 위르띠제) 굉장히 좋은 질문이다. 첫번째 질문부터 시작하겠다. 기업공개(IPO)에 대해서 루머가 있었단 얘기는 들었다. 르노삼성 자동차는 르노그룹이나 얼라이언스 차원에서 굉장히 중요한 회사다. 르노삼성 자동차의 자산을 외부에 판매한다는게 좋지 않다. 돈을 조금 더 확보하겠다고 어디에 팔지는 않을 것이다. 한가지 명심해야 할 것은 자동차업체는 항상 캐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생산량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현금 보유량을 유지하는 게 중요 부품 수급이나 활동량에 있어서도 중요하다. 현금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부채 없이 우리는 현금을 충분히 확보함으로써 좀 더 투자에 집중하고 신규 프로젝트나 신규 제품을 론칭하겠다. 이게 우리의 재무구조다.
▲ (프랑수아 프로보) IPO 안 한다. 기자실 만들 계획은 커뮤니케이션 본부장이 말해주겠다. 그에 대해서는 본부장과 협의한 다음 다시 답을 주겠다.
- 위르띠제 사장이 EUCCK 회장과 동시에 외국계회사로서 국내에서 경영을 해봤는데 분명 외국계기업들이 국내에서 느끼는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한국정부에 요구하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게 있나.
▲ (장 마리 위르띠제) 좋은 질문이다. 한국기업이든 아시아기업이든 경영을 하는 데 있어서는 차이가 없다. 개인적으로는 르노삼성 자동차에 몸 담고 있었다는 게 소중한 경험이었다. 어떤 어려움이 있었냐라고 묻는다면, 페라리 자동차를 모는 기분이었다고 답하고 싶다. 페달을 한번 밟기 시작하면 자동차의 반응을 보면서 운전해야 한다. 다른 자동차도 계속 쫓아온다.
한국에서 업무를 하는 방식은 굉장히 특이하다. 문화와 정서가 맞물려있다. 그렇기 때문에 최소한의 문화 차이를 줄이고 한국 방식을 따르는 게 중요했다. 경영방식 역시 열려있는 부분이 있을 수 있고, 업무와 가족이라는 두 개 사이에서 균형 찾도록 노력했고 업무환경도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다. 한국 직원들을 위해 한국 문화를 유지하도록 했다. 그래서 아주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었다.
정부에 어떤 제안을 하고 싶냐고 물었는데 특별히 요구하고 싶은 것은 없다. 한국은 기업을 운영하기에 좋은 환경으로 구축되고 있다. 인프라도 그렇고 현대화나 강력한 법적 체제가 갖춰진 것이 대표적인 예다. 전반적으로 아주 기업하기에 좋은 조건들이 갖춰졌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예측성과 투명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싶다. 그래서 변화가 생겼을 때 우리의 요구를 사전에 준비해야 하고 그럼으로써 우리의 포지션을 조직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한국의 '빨리 빨리' 정서가 어떤 경우에는 굉장히 유용한 것 같지만 어떤 측면에서는 어려운 부분도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 일하는 동안 많은 강점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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