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지갑 속 자고 있는 카드가 소비자들의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사용하지 않지만 연회비는 여전히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5일 금융감독원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휴면 신용카드는 3295만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말 3129만장보다 166만장이 늘어난 수치다. 휴면카드는 1년 이상 사용실적이 없는 무실적 카드를 말한다.
휴면 신용카드는 2008년 말 2572만장에서 2009년 말 3062만장, 지난해 말 3129만장으로 급증하며 올 6월 말 현재 3300만장에 육박했다.
휴면카드의 증가는 카드사들의 무분별한 카드발급에 따른 것이라는 지적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신용카드 발급건수는 1억2233만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활동 인구 1인당 4.8장을 소유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외식, 쇼핑, 주유 등 분야별로 다양한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맞춤형 카드가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의 자신에게 맞는 카드를 선택하다보니 카드발급건수가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새로운 카드를 발급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예전에 쓰던 카드를 사용하지 않아 휴면카드가 되기 십상이다.
문제는 체크카드와 달리 신용카드는 연회비가 있어, 사용하지 않아도 모르는 사이에 연회비가 빠져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카드사들은 신규 회원유치에만 박차를 가할 뿐 휴면카드 회원 정리에는 소극적인 자세를 나타내고 있어 소비자의 불만을 키우고 있는 실정이다.
동작구에 사는 김모 씨는 "카드 신청할 때는 전화니 문자니 귀찮을 정도로 오면서도 휴면카드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것이 사실"이라며 "고객의 혜택에 신경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객의 피해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휴면카드는 관리 소홀로 인해 도난, 분실 사고 가능성도 있어 또다른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아무래도 잘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관리에 소홀하게 된다"며 "은행연합회를 통해 본인의 휴면카드를 조회할 수 있으므로 휴면카드를 정리해서 피해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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