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제6홈쇼핑으로 내년 개국을 앞두고 있는 `쇼핑원(가칭)`이 택배사업자 선정을 놓고 논란에 휩싸였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대주주인 TV홈쇼핑 `쇼핑원`은 이달말 경쟁입찰 방식으로 택배사업자를 선정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6일 알려졌다.
이 때문에 중소기업들을 대변해야 할 중소기업중앙회가 최대주주인데도 중소 택배회사를 택배사업자로 선정하지 않고 대기업 계열의 대형 택배회사를 선택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중소택배업체들로부터 터져 나오고 있다.
◇ '경쟁입찰방식'에 중견택배사 노골적 불만 표시
특히
대한통운(000120),
한진(002320), CJ GLS, 현대로지엠 등 대형 택배사들이 경쟁입찰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KGB, 로젠, KG옐로우캡 등 중견업체들은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중견업계 관계자는 "롯데홈쇼핑은 대한통운,
CJ오쇼핑(035760)은 CJ GLS,
현대홈쇼핑(057050)은 현대로지엠 등 대형 택배업체들이 대부분의 홈쇼핑을 독점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중소기업을 지원·육성하기 위해 설립된 쇼핑원이 경쟁입찰 방식을 택하면서 당초의 취지에서 어긋난 행동을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관계자는 또 "물론 중견택배업체도 최저 단가제를 통해 가격경쟁에 나설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 과열경쟁 탓에 얻을 수 있는 수익은 전혀 없다"고 냉정하게 지적했다.
대기업과 경쟁하려면 중견업체들이 단가를 낮추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데 그럴 경우 수익성이 악화돼 업계를 살리는 방안이 될 수 없다는 현실적인 지적인 셈이다.
또 신규 홈쇼핑이 시장에 진입할 경우 홍보를 목적으로 택배업체 차량에 도색 등을 요구하고, 이는 택배업체가 전액 부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중견택배업체들이 단가를 최대한 낮춰 우선협상자가 선정되더라도 차량 도색이나 광고를 위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많은 돈을 투자할 수밖에 없다.
결국 대형업체들에 비해 중견택배업체들은 상대적으로 더 큰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어 처음부터 공정한 경쟁은 이뤄질 수 없는 시스템이라는 것이 이들의 하소연이다.
◇ 물류 인프라·네트워크 갖춘 대형사 `경쟁우위`
기존 홈쇼핑 산업이 포화상태라는 것을 고려할 때 쇼핑원은 '사막의 오아시스'로 중견택배업체들은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
실제 택배업체들의 전체 매출에서 TV홈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은 10~20% 안팎으로 인터넷 쇼핑몰과 함께 주요 고객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입찰은 특정업체에 대한 수의계약형태가 아닌 경쟁입찰로 추석연휴가 끝난 후 진행될 것"이라면서 "TV홈쇼핑은 택배업체들에 대형 화주이기 때문에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고 전했다.
시장에선 애초 중소기업중앙회가 최대주주인 만큼 취지를 살려 로젠, KGB, KG옐로우캡 등 중견업체들과 손잡을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경쟁입찰로 가닥이 잡히면서 상대적으로 대규모 인프라와 물류 네트워크를 갖춘 대형 택배업체들이 경쟁에서 우위에 설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다 가격인하 경쟁이 벌어질 경우 '규모의 경제'를 앞세운 대형 택배업체들이 중견업체들보다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같은 비판을 의식한 듯 `쇼핑원`은 당초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중견택배업체는 가중치를 적용해 평가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그 가중치의 기준과 배점기준 등 어느 것하나 명확하지 않은데 가중치를 받아 중견택배업체가 선정될 확률은 희박해 보인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전국 배송이 가능한 택배업체를 기준으로 지분참여 만큼 물량을 배분하거나 지역권역별로 택배업체를 나누는 등 다양한 방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 관계자는 또 "명분은 중소기업 육성이지만 쇼핑원도 이윤 추구가 목적이기 때문에 가격을 많이 쳐주는 기업과 손을 잡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토마토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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