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민지기자] 미국 장기국채 가격이 초강세다.
미국 국채 가격은 6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장기 국채를 사들이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peration Twist)를 시행할 것이란 기대감과 고조된 유럽 재정위기 우려 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특히 높아진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가능성에 10년 만기채로 수요가 몰리면서 미국채 수익률 곡선(커브)을 평평하게 만들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미국 국채금리는 장중 한때 1.90%까지 하락한 뒤 1.98%로 장을 마감했다. 10년채의 수익률이 2% 아래로 떨어진 것은 60년만에 처음이다.
30년만기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0.06%포인트 떨어진 3.26%로 나타났고 2년만기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과 같은 0.21%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10년과 2년만기 국채금리간 수익률 격차(스프레드)는 1.77%포인트로 나타나 2009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 美 연준,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카드 나올까?
레이몬드 레미 다이와 증권 트레이더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지난 주말 공개된 미국의 고용 지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연준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판단했다.
로이터가 미국 정부의 공인 딜러인 프라이머리딜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약 80%가 앞으로 6개월 안에 연준이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조치를 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 역시 오는 21일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오퍼레이션 트위스트가 언급될 가능성은 '중간에서 높은 정도'(moderate to high)라고 판단했다.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는 연준이 보유하고 있는 단기채를 장기채를 전환함으로서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법으로 지난 1960년대 케네디 대통령 시절 처음 시도됐던 경기 부양책이다. 이는 양적 완화와 같이 시장에 돈을 푸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지 않으면서도 유동성을 확대하는 기능을 할 수 있다.
릭 킬링만 BNP 파리바 상무 이사는 "시장은 미 연준이 시장에 개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시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 유럽 재정 위기에도 치인 美 국채 시장
유럽의 재정위기에 따른 불안심리 확산도 미 국채 가격 상승 랠리를 지속키는 원인 중 하나다.
데이비드 에이더 CRT 캐피털 그룹 전략가는 "모든 대내외적인 변수가 국채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탈리아는 이번달 각각 15과 30일 국채 만기를 앞두고 있어 시장 불안감을 키우고 있는 데다 그리스에 대한 추가 구제안 마련도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또 그리스를 중심으로 한 유로존 부채 문제가 유럽 은행들의 파산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국채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다.
미카엘 프란체스 분더리히 증권 국채 담당자는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공포감에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당분간 전통적인 안전자산인 미 국채는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이슨 로간 구겐하임 캐피털 마켓 이사는 "유럽에서 시작된 재정 위기는 전 세계로 확대되고 있다"며 "시장을 긍정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재료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책 결정자들이 시장에 실망감을 안겨 주고 있어 채권시장의 상대적인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