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닛산 최고운영책임자 "한국차 스피드 경영 대단"

입력 : 2011-09-08 오후 4:57:38
[뉴스토마토 김유나기자] 토시유키 시가 일본 닛산자동차 최고운영책임자(COO)가 한국자동차의 약진에 대해 '스피드'를 최고의 경쟁력으로 꼽았다.
 
시가 COO는 8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가진 한국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최근 현대·기아차 등 한국자동차의 세계시장 약진과 관련해 "이러한 성장은 품질과 성능, 기술, 서비스 등 전체적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결과"라며 "가장 대단한 점은 '스피드'"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 업체들은 이같은 한국 업체들의 사업 추진력을 강점으로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시가 COO와 켄지 나이토 대표가 기자들과 함께한 일문일답이다.
 
◇ 토시유키 시가 닛산 최고운영책임자(오른쪽 두번째)와 켄지 나이토 닛산 사장(왼쪽 두번째).
 
- 인도에서 만든 '마치' 같은 경우 한국에 수입할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유럽산 모델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혼다나 다른 업체들은 일본 외에 유럽에서 만들어지는 일본차를 수입할 계획이 있다던데 닛산은 어떤지?
 
▲ 글로벌 콤팩트카처럼 가격 경쟁이 매우 심화되고 있는 세그먼트 차에 대해서는 인도에서 만들어서 유럽으로 진출, 태국에서 만들어서 일본으로 수출하는 등 신흥국서 만들어서 선진국으로 수출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신흥국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선진국같은 경우 신흥국 시장에 비해 그다지 확대 전망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생산거점을 신흥국에 중점으로 두고, 신흥시장 내에 거점으로 잡고 있다. 현재 추진중에 있다.
 
'마치' 같은 경우는 구체적인 상품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어렵다. 일본은 엔고 문제로 어려운 상황이다. 역사적으로도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일본에서 생산하고 수출하면 좋지 않다. 일본에 치우치면 수익면에서 어렵게 된다. 우리는 '멀티 소싱 프로덕션'이라고 해서 다양한 국가에서 생산을 해서 다양한 국가로 수출하는, 복합적으로 수출하는 관례를 취하고 있다.
 
현재 닛산은 '알티마'를 미국에서 생산하고 있고 나머지는 일본에서 생산하고 있다. '인피니티 JX'도 미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그외 국가 소스를 활용해서 닛산은 어느지역에서 생산해도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자동차로 만들어 나갈 생각이다. 지금 말할 수 있는 것은 상품 라인업도 추가해 환율에 영향을 받지 않는 체제를 만들고 싶다는 것이다.
 
 
- 일본에서 생산을 계속해서 해나가는 것에 대해서 역풍이 있을 것이다. 일본 생산 불가능에 대해서 일본 정부에 요청해놓은 것들이 많이 있는데 어떤 반응인가?
 
▲ 이자리에서 4가지 정도 말하자면 한가지는 엔고다. 또 법인세가 있다. 일본 법인세는 한국에 비해서 높다. FTA도 세계적 흐름에 한국에 비해서 일본은 뒤쳐진다. 전력구조의 문제도 있다.
 
이러한 것들을 정부에 요청해 놓은 상태고 총리께서도 이런 말씀에 대해서 충분히 이해했다고 발언했으니 이런 문제들이 앞으로 하나하나 해결될 것이다. 
 
 
- 장기 비전에 대해서 짧게 설명해달라. 또 한국을 방문한 특정한 목적이 있다면?
 
▲ 한마디로 하겠다. 일본의 중장기 계획은 '파워 88'이다. 여기서 '파워'라는 말을 매우 강조하고 싶다. 닛산은 고객들에게 사랑을 받는 브랜드, 고객들의 사랑으로 인해서 더욱더 성장해나갈 수 있는 기업이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노력하겠다. 이게 요점이다.
 
한국을 방문한 것은 오로지 한국만을 위해서 방문한 것이다. 어제 밤 늦게 한국에 도착했고 오늘 일정을 마치고 내일 아침 일찍 귀국할 예정이다. 정말 이번 일정은 한국만을 위한 일정이다. 한국 방문 목적은 켄지 나이토 사장과 한국닛산팀을 응원하기 위해서다. 더욱 더 성장하는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 방문했다.
 
또 개인적으로는 한국완성차 업체 이야기를 하고 싶다. 우리 이상으로 글로벌시장에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현대차 등 한국자동차 업체가 다양한 시장에서 함께 경쟁할 수 있는 좋은 파트너이자 경쟁상대가 되고 있다. 한국업체들의 자동차를 보면 디자인과 품질, 이런 부분에 있어서 고객들의 사랑 받고 있다. 
 
한국자동차의 증가세가 놀랍다. 한국 자동차 업체들에 대해서 관심이 많고 한국 시장에 대해서도 그렇다. 예를 들어 '큐브' 디자인이 한국 고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 이는 한국뿐만 아니라 전세계 시장에서도 배울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한국시장과 한국자동차 업체에 관심이 있어서 방문했다.
 
 
- 공급라인을 다변화한다고 했는데 부품 수급에 대해서도 그럴 생각이 있는지?
 
▲ 닛산은 르노삼성과 얼라이언스를 맺은 후 부품 공급 회사로서 전략적으로 그 부분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부품업체 뿐만 아니라 글로벌적으로 중국과 태국, 인도 등에서 진행하고 있다.
 
일본의 부품 업체에 대한 다양화, 다변화가 지진 후 닛산이 매우 빠르게 극복할 수 있었던 요인 중의 하나다. 한국의 부품 업체로부터 수입도 고려하고 있고, 활용을 위한 계획도 시야에 넣고 있다. 현재도 그렇게 추진하고 있다.
 
 
- 일본 닛산의 라인업이 매우 많다. 해외로 어떤 기준으로 수출되는지 궁금하다. 어떤 기준이 있느냐. 또 부수적인 질문인데 일본 3.0l 가솔린 엔진이 많은데 여기에 대해서 말해달라.
 
▲ 일본에 라인업이 많다는 건 우리가 반성할 부분 중 하나다. 역사적으로 볼 때 일본에서 닛산은 브랜드를 향상시키기 위해서 판매 채널을 구분했다. 프린스채널, 모터 채널, 닛산 채널 등 각각 채널별로 있기 때문에 라인업 수가 많아졌다. 이렇게 하는 것이 정말 고객들을 위한 길일까라는 고민을 하게 됐고 현재 하나로 통합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3.0l가 많은 것에 대해선, 최근에는 연비 지향성이 강하기 때문에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80년대와 90년대에는 6기통 3리터가 붐이었다. 하지만 최근엔 그런 추세가 줄어들고 있다. 현재는 소배기량으로 가고 있는 상황이다.
 
 
- 미국시장에서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데 미국시장 공략 전략이 있다면?
또 정부가 세제 개편에서 전기차를 구매하면 세제를 감면해준다고 하고 있다. 한국시장에서 전기차 시장이 과연 잘될까 하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을 뺀 나머지 시장에서 전기차 전망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 미국시장에서 라인업을 더 강화할 계획이다. 미국 뿐만 아니라 어느 시장에도 해당하는 이야기다. 미국시장에서 연비라든지 콤팩트 사이즈가 소형화되는 차량이 증가하고 있다. SUV 중에서도 콤팩트카가 증가하고 있다. 이런 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매력적인 자동차로 우리(닛산)가 대응하겠다.
 
현재 엔고 상황이기 때문에 일본으로부터의 제품이나 부품에만 너무나 의지를 하게 되면 수익성 면에서 매우 힘든 상황이 오기 때문에 현지화를 추진하고 있다. 일본에서 부품을 갖고 오는게 아니라 미국 뿐만 아니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지역 부품을 적극적으로 이용할 계획이다.
 
그리고 전기자동차에 대해서 말해보겠다. 자원에너지의 문제에서, 화석 연료가 어느시대까지 공급 가능한지를 잘 봐야 하고 이산화탄소 문제 등 지구 온난화 문제도 제대로 살펴봐야 한다. 이런 문제들을 살펴보면 화석 연료에 의존하고 있는 자동차를 재생가능한 에너지를 사용한 자동차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하다. 자동차업체들은 언젠가는 재생가능한 에너지 사용한 자동차를 제공해야 하는 의무와 책임이 있다.
 
일본에서도 닛산 '리프'가 380만엔으로 가격이 매우 높기 때문에 보급하기 어렵다. 따라서 정부에사 80만엔 정도의 보조를 받아서 300만엔 이하로 낮춰 판매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정부로부터 지원받고 있는 사이에 닛산에서는 더 비용을 낮출 순 없는지 고민하고 있다. 생산량을 늘려야 할 것이고 인프라에 대응해야 하고 기술개발도 더욱 더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일본에서는 5000대 이상의 리프를 고객들이 직접 타고 있는데 고객들로부터 피드백을 들어보면 모두들 기뻐하고 있다. 왜냐하면 전기차이긴 하지만 모터가 좋아서 스피드감이 있고 매우 즐겁고 타고 있기 때문이다. 밤에 충전시키면 다음날 장거리 운행을 하지 않는 한 일반생활하는데 지장이 없다. 이런 걸 보면서 '아, 조금만 있으면 보급이 가능하겠구나'라는 좋은 예감을 갖게 됐다.
 
일본에서 정부 지원을 받아도 리프 판매가가 300만엔이라고 말했는데 이 가격은 리프와 비슷한 급의 자동차가 240만엔 정도인 점에 비춰보면 아무리 정부의 지원을 받아도 60만엔 정도가 비싼 셈이다. 하지만 한달에 1000km 정도 주행하는 고객을 기준으로 말하자면 휘발유값과 전기값 비용 등을 계산해서 6년 정도 탄다고 하면 60만엔을 되찾을 수 있는 수준이다.
 
 
- 닛산의 자동차 가격이 굉장히 합리적인 수준으로 한국에 출시됐다. 내년 가격인상이 있는지? '티아나' 모델이 미국으로 간다는 보도도 있었는데 추후 추가모델에 대해서 일본 생산이 중단될 가능성이 있는지 묻고 싶다.
 
▲ 환율의 영향을 전혀 안 받는다고는 말 못한다. 앞으로 충분히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지금 당장은 가격 변경 예정은 없다. 우리들 전략은 어디까지나 시장에서 고객들이 만족할 수 있는 가격에 제공하는 것이다. 때문에 가격대가 바뀔 예정이 전혀 없다고 완전히 단언하진 못하지만 가능한 한 만족하는 가격에 제공할 예정이다.
 
또 '티아나' 생산 중단에 대한 얘기는 공식적으로 아직 발표된 바 없다. 일부 신문에서만 보도했다. 공식 발표는 아니니까 공식적인 발표가 된 이후에 코멘트 하겠다.
 
 
- 최근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한국 자동차들이 약진하는 배경이나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지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또 한국업체들이 세계 최고 업체들에 비해 부족한 점과 어떤 걸 보완해야 할지 충고해달라.
 
▲ 한국차들의 약진은 자동차로서의 품질, 성능 등 경쟁력이 향상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현대·기아차 등 한국 자동차 업체의 대단한 점이라면 스피드를 꼽을 수 있겠다. 아까 품질이 향상됐다고 했는데 성능이 향상되는 속도가 매우 빠르고 글로벌적인 전개도 빠르다. 예를 들면 공장을 설립한다든지, 고객의 수요에 대응할만한 상품을 선보인다든지, 선풍적인 인기를 끌 수 있는 마케팅을 도입한다든지에 대한 활동들의 스피드가 굉장히 빠르다. 일본 업체들은 한국 업체들의 이러한 강점을 배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일본 기업들은 경쟁력을 잃을 우려가 있고 닛산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이 속도로 간다고 하면 전 세계 어느시장에서도 한국업체가 최고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 같다. 충고라고 하기엔 좀 그렇다. 닛산의 처지가 곤란해지기 때문이다(웃음). 그 속도를 낮춰줬음 하는 바람이다(웃음).
 
 
- 닛산은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역대 두번째로 많은 판매를 보였다. 수입차 시장에서의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최근 한국 시장에서 일본차는 판매 침체를 겪었다. 지진 때문이기도 하다. 이런 것이 지진 등으로 인한 일시적이고 단기적인 현상이라고 보는지, 아니면 모델과 모델사이에서 생기는 일본차들의 경쟁력 저하에서 온다고 보는지?
 
▲ 성능과 디자인이 매우 높은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는데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을 해서 일본이 회생하고 있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일본 자동차업체의 경쟁력 자체가 한국과 동일한 상품으로는 질 수 있는 상황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지진 등의 단기적인 요소도 있겠지만 일본 자동차업체가 더 분발하지 않으면 지반이 무너지지 않을까 하는 위기감도 갖고 있다.
 
따라서 나는 한국 고객들이 매우 놀랄만한 자동차, 푹 빠질 수 있고 흥분할 수 있고 두근거림을 느낄 수 있는 자동차를 제공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한국 고객들의 눈이 매우 높아졌기 때문에 비슷한 디자인으로는 경쟁을 할 수 없다. 큐브가 디자인면에서 매우 독특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큰 인기 끌고 있다는 점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 부품 수입을 고려 중이라고 했는데 어떤 것을 고려 중인지? 협상 중인 한국 부품이 있다면? 르노와 함께 부산에서 생산중인데 엔고 문제도 있다고 하니까 한국에서 생산을 확대할 생각은 없는지?
 
▲ 르노삼성이 부산에서 생산하고 있는 자동차와 닛산 자동차 중에서 부품 공용화가 이뤄지고 있는 부분이 있다. 그런 부품에 대해서는 한국의 부품업체를 통해서 확보를 할 생각이다. 수입할 후보가 몇 가지 있고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이건 개인적인 비즈니스 부분이기 때문에 부품명을 말하기는 곤란하다.
 
 
- 일본 엔고 때문에 한국에서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 있냐고 물었을 때 일본 외 지역에서 많이 들여오고 특히 알티마는 미국서 생산된 걸 들여온다고 했다. 추후 다른 지역에서 만든 걸 들여올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 (켄지 나이토 사장) 엔고로 인해서 알티마를 수입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원래 미국서 생산하는 것이다. 닛산에서는 글로벌 생산 거점을 두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여러 나라 소싱을 다양하게 활용한다는 것이 우리의 방침이다. 아직 정확하게 결정된 바는 없다. 알티마에 한정해서 말하자면 원래부터 미국에서 수입한거다.
 
◇ 토시유키 시가 닛산 COO가 방한한 가운데 8일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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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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