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세무당국이
삼성생명(032830)에게 부과한 법인세 등 총 1240여억원의 세금이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등법원 제6행정부(재판장 임종헌 부장판사)는 삼성생명이 세무당국을 상대로 낸 법인세 등 부과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패소 결정을 내린 1심 판결을 뒤집고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11일 밝혔다.
재판부는 "당시 정부는 생명보험회사를 상호회사적 성격이 있는 주식회사로 보고 생명보험회사가 상장하기 위해서는 상장이익을 보험계약자에게 배분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면서 "삼성생명이 정부의 부당한 요구를 수용하지 않아 결국 최종상장시한까지 주식이 상장되지 못했지만 이를 원고의 책임이라고 보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당시 삼성생명이 주식을 상장하려는 의사나 의지가 부족했다고 보이지 않는다"면서 "상장을 고의적으로 지연시켜 법인세 부과 의무를 회피했다고 보기 힘들다"고 판결했다.
삼성생명은 지난 90년 상장을 전제로 자산재평가를 단행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상장이 지연됐다.
자산재평가를 실시한 법인은 재평가 차익의 34%를 법인세로 내야하지만 상장을 전제로 할 경우는 3%만 부담하면 된다는 당시 법 조항을 바탕으로 삼성생명은 법인세 납부를 6번 유예 받았다.
그러나 최종 유예기간인 2003년 말 삼성생명의 상장이 결국 불발로 끝나자 세무당국은 3140억원의 법인세 부과처분을 내렸고 지난 2005년 삼성생명측은 결정에 반발, 소송을 냈다.
이에 1심 재판부는 "정부의 책임도 있지만 삼성생명측이 주식 상장을 위해 절실하게 노력한 것 같지 않다"며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지만 2심 재판부는 삼성생명의 손을 들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