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민지기자]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WB) 총재가 "유로존 국가들은 중국과 브라질과 같은 신흥국들의 지원을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며 "유로존 스스로 앞으로의 방향에 대한 근본적인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주 유럽재무장관회의에 참석한 졸릭 총재는 이같이 말한 뒤 "유로존 해결을 위한 만병통치약도 묘책도 없다"며 "그 누구도 큰 돈을 들고와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유로존 위기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유럽 주요국 주도자들은 풍부한 외환보유액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 브라질 등 신흥국들의 '구원투수론'을 제기하며 이들 국가들이 유럽 위기국들의 국채를 매입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중국 원자바오 총리는 하계 다보스포럼 개막식 기조 연설에서 "중국은 수용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유로본드 매입에 나설 수 있다"고 발표했고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브릭스(신흥경제대국 그룹)의 지원 구상은 흥미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졸릭 총재는 "유럽 국가들은 외부 지원에만 의존해서는 안된다"며 "대신 자신들이 어떤 통화 동맹을 원하는지 분명한 결정을 내려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로존 국가들은 더욱 강한 재정 동맹을 구축할 수도 있고 취약국 위기 상황을 방치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유로존의 붕괴 가능성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졸릭 총재는 "유로존 재정 위기는 세계 경제, 특히 신흥국 경제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며 "신흥국들은 견실한 성장세를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신흥국의 경제 성장률이 둔화된다면 그들 역시 부실채권 문제로 고전하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