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코스닥시장에서 상장사들이 자사 소유 부동산 및 토지를 처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재정위기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재무구조를 개선할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은 유형자산을 처분하고 있는 것.
또 과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이익을 보는 상황에서도 자금 흐름이 막혀 부도가 나는 흑자도산에 대비해 현금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달 23일까지 코스닥시장에서 유형자산처분을 결정한 상장사는 총 10개. 이 가운데 6개사가 재무구조 개선 및 현금 유동성 확보를 목적으로 유형자산을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과(1개 상장사) 비교해 6배 증가한 수치다. 또 올해 1월달부터 6월까지 매달 1~2개의 상장사가 유형자산을 처분한 것과 비교해도 증가폭이 크다.
화학제품 유통 전문기업인
후너스(014190)는 지난 7일 부채 감소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소재 토지와 건물을 250억원에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이는 자산총액대비 27.57%에 달하는 규모다. 이 회사는 지난해 1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흑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아비코전자(036010)는 지난달 16일 현금 유동성 확보를 목적으로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소재 부동산을 129억원에 처분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 회사 역시 전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그리고 당기순이익은 감소했지만, 2분기 연속 흑자를 내고 있다.
산업용로봇 제조업체
SMEC(099440)는 지난달 26일 자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대전광역시 유성구 일대의 소유 부동산을 55억원에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말 자산총액대비 21.08%에 달하는 규모다.
이처럼 적자에 허덕이는 기업뿐만 아니라 흑자행진을 이어가는 기업들까지 유형자산 처분에 나서는 것에 대해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대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주된 요인이라고 말한다.
문현식
NH투자증권(016420) 연구원은 "매각 공시가 나온 기업이라도 각 기업마다 상황을 파악해야 알 수 있다"며 "올해 초부터 상장사들이 소유 유형자산을 매각했다면 이는 불확실한 경기 상황에 대응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시형
HMC투자증권(001500) 연구원도 "경기가 안 좋을 때는 기업들이 가능한 현금을 확보하려고 한다"며 "상장기업의 현금 자산이 늘어나는 것은 마땅한 투자처가 없고, 경기둔화에 대비하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