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證, 국내 최대 테마파크 사업 사실상 포기?

3조 규모 유니버셜 스튜디오 사업, 추가 투자 검토 안해
단독 재무적투자자(FI) 위상도 타 금융사에 뺏길 듯

입력 : 2011-09-29 오전 9:18:50
[뉴스토마토 황상욱기자] 한국투자증권이 재무적투자자(FI)로 야심차게 참여했던 한국형 유니버셜스튜디오 테마파크 사업에서 사실상 발을 뺄 전망이다. 내년 본격적인 사업 준비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담당자를 교체하고 추가 투자도 하지 않기로 했다.
 
29일 한국금융지주(071050) 계열 한국투자증권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화성에 테마파크, 호텔, 골프장 등을 건설하는 총 사업비 3조원에 달하는 유니버셜 스튜디오 리조트 사업이 내년 자본 확충과 함께 실제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휴양형 테마리조트 복합개발 사업으로 2016년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2007년 8월 한국투자증권은 유니버셜 스튜디오 설립과 관련, 전략적 투자자로 100억원을 투자키로 이사회에서 결의했다. 75억원은 미국 유니버셜 스튜디오 테마파크 리조트의 한국 진출에 대한 독점 사업권 계약을 보유하고 있는 '유에스케이프로퍼티홀딩스(주)'(USK)'에 투자하고 나머지 25억원은 USK의 관계회사인 '주식회사 MPC'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키로 했다.
 
당시 김범준 한국투자증권 투자금융그룹장(현재 에프씨비투웰브(005690) 공동대표)은 "이번 투자는 증권회사 PI로 자본시장통합법의 시행을 앞두고 향후 금융투자회사로 PI를 통한 자금조달, 프로젝트 컨설팅, 미래사업에 대한 설계 등 선진 IB 사업의 활성화를 꾀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평했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07년 8월 USK에 60억원을, 2008년 8월에는 '유니버셜스튜디오코리아리조트개발(주)(USKR)'에 15억원, 유니버셜 AMC에 4500만원 등을 각각 투자했다. 지난 회계연도 기준 USK는 7억7300만원, USKR은 42억2000만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 사업은 당초 포스코(005490)의 진두지휘로 추진되다 우여곡절 끝에 롯데 측이 최대 지분을 확보하면서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특수목적회사 SPC(Special Purpose Company)의 하나인 PFV(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는 자본금 50억원 이상으로 금융기관 출자가 5% 이상이어야 한다. 이에 따라 한국투자증권이 유일한 금융기관으로 USKR에 15억원을 투자해 지분 6%를 갖고 있다.
 
USKR은 한국수자원공사와 부지매입 협상을 마무리하면서 내년에 1500억원, 이후 4000억원 규모로 자본금을 확충할 방침이다. 최종적으로는 외국인 투자까지 받아 사업비를 3조원 규모로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유일한 FI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내년에 최소한 60억원 이상을 투입하고, 이후 200억원까지 추가 투자를 해야만 한다. 이에 대해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현재로는 추가 투자를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갖고 있는 재무적 투자자로서의 위상을 버리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한국투자증권은 당초 업무를 맡고 있던 직원을 교체했다. 2007년부터 참여해오던 사업을 단 한 명의 직원에게 맡겼다가 이마저도 담당자를 갈아치운 것이다. 당시 책임자였던 김범준 투자금융그룹장은 코스닥상장사로, 실무자는 타 증권사로 이미 옮겼다.
 
유니버셜 스튜디오 사업에 관여했던 한 증권사 관계자는 "추가 투자도 하지 않고 담당자도 교체한 것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도 부진한 상황에 테마파크 사업 성공 여부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며 "금융기관 5% 지분을 맞추기 위해서는 한국투자증권 외에 은행이나 다른 금융기관이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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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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