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일촉즉발' 그리스, 항복선언 임박(?)..13일이 '마지노선'

그리스 지원여부 13일 재무장관희의서 결정
EFSF 기금증액방안 구체적 논의

입력 : 2011-10-04 오전 11:19:30
[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수면속으로 가라 앉는 듯 했던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다시 미궁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2차 구제금융 지원 협상 시 조건으로 제시했던 감축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면서 시장에 실망과 충격을 던졌다.
 
이는 곧 6차분 자금지원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지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은 또 다시 패닉의 수렁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 적자감축 또 '실패'..오는 13일 '운명의 날'
 
2일(현지시간) 그리스 내각이 확정한 내년도 예산안에서 올해 재정적자 규모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8.5%인 187억유로로 추산했다.
 
이는 지난 6월 2차 구제금융 지원 협상시 조건으로 제시했던 7.6%보다 높은 수준이다. 내년 재정적자도 당초 목표치인 GDP 대비 6.5%보다 높은 6.8%를 제시했다.
 
그리스 정부는 예상보다 경기침체가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라며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3.8%에서 -5.5%로 수정했다.
 
3일(현지시간) 룩셈브루크에서 열린 유로그룹 회의에서 장 클로드 융커 유로그룹 의장은 그리스 정부에 대해 이전보다 강도높은 과감한 재정개혁을 단행해햐 한다고 지적했다.
 
융커 의장은 “현재까지 진행된 정부의 재정적자 감축 노력은 아직도 시장의 요구를 충족시키기에는 턱 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 특히 민간 참여부문과 관련한 보다 강력한 결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그리스 정부는 추가자금 지원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자구노력으로 최대한 버틸 수 있는 시한은 이번 달 중순까지 라고 밝힌 상태다. 이번 6차지원금을 수령하느냐가 디폴트를 막을 수 있는 최후의 생명줄인 셈이다.
 
그리스 지원 여부는 오는 13일 열리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무장관회의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 유로존, 릴레이 회의 개최..구체적 해법 모색
 
그리스가 재정적자 감축안에 실패하면서 트로이카 실사단도 갈림길에 서게 됐다.
 
구제금융을 지원하기 위한 조건으로 내세웠던 재정적자 목표치를 수정하거나 새로운 자금지원안을 마련해야 하는 입장이다.
 
유로존 각국의 움직임도 긴박해지는 분위기다. 일단 6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서는 커버드본드 매입재개 여부를 검토하는 한편 오는 9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긴급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그리스 민간채권자들의 부담을 확대하는 방안 등 그리스 지원과 관련한 이견을 조율하기 위한 협상이 벌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올리 렌 EU 경제·통화 담당 집행위원은“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적절한 황용방안에 대한 논의가 오가고 있다"며 "EFSF 단독으로 레버리징을 하는 것과 유럽중안은행(ECB)와 공동으로 레버리징하는 안 등 2가지 방안을 두고 고심 중"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 현재 EFSF 기금증액이 시급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지만 그 보다는 레버리징을 통해 기금 증액 효과를 내는 방안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오는 13일 유로존 긴급 재무장관회의를 시작으로 14~15일에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 17일 부터 이틀간 일정으로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유로존 위기해법 집중 모색할 방침이다.
 
◇ 시간 벌기는 이제그만..유로존 탈퇴만이 해법(?)
 
일각에서는 그리스가 디폴트를 선언하고 유로존을 이탈하는 것이 유로존 재정위기 진화의 가장 빠른 해결책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언 발에 오줌누기 식의 시간벌기는 상황만 더욱 악화시킬 뿐 이라는 것.
 
그리스 정부가 추가 재정적자 감축안을 제출한다 하더라도 통화 평가절하를 통해 환율을 변경하기 전까지 시장에서 요구하는 성장률을 회복할 길이 없다는 설명이다.
 
결국 유로존의 동반 몰락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디폴트를 선언하고 제발로 유로존을 탈퇴해 자국통화를 가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그리스 뿐 아니라 이탈리아. 스페인 등 경제규모가 큰 나라들도 줄줄이 도산위험에 처해 있는 만큼 재정불량국들에 대한 더 이상의 지원을 감당할 만큼 유로존 재정이 충분지 않다는 것도 문제다.
 
루비니 뉴욕대학교 교수는 "통제불능 상황이 벌어지기 이전에 그리스는 과감한 결단을 내리고 행동에 옮겨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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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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