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손정협기자] 지난달 물가가 한달 전보다 둔화되기는 했지만 4%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22.6으로 1년 전에 비해 4.3% 상승했다. 8월과 비교하면 0.1% 올랐다.
비록 8월의 상승률 5.3%에 비해 1.0%포인트 하락하기는 했지만 4% 넘는 상승률을 9개월째 유지했다.
◇ 신선채소 가격 하락 불구, 금ㆍ고춧가루 '급등'
지난달 물가급등의 주 요인이었던 신선채소 가격은 추석이후 수요감소와 기후여건 개선, 본격적인 출하시기 도래 등으로 큰 폭으로 떨어졌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9.6% 급락했고 전달보다 4.3% 하락했다.
하지만 금반지 가격은 안전자산 선호 움직임 속에 전년보다 36.2%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달 전보다도 8.1%가 올랐다.
재정부에 따르면 금반지의 물가 상승률 기여도는 전월대비 0.12% 포인트, 전년동월대비 0.45% 포인트로 집계됐다.
금반지(비중 0.48%)를 집계에서 제외할 경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월대비 0.0%, 전년동월대비 3.8% 수준을 보였을 것으로 추정됐다.
고춧가루 가격도 1년전보다 92.6% 급등했고 한달 전보다도 38.2%나 올랐다.
이밖에 전세가격은 전년보다 5.4%, 전달보다 0.4% 오르는 등 강세를 이어갔다.
◇ 향후 전망도 불투명..연간 물가목표 '물건너 가'
물가가 좀처럼 3%대로 진입하지 못하면서 올해 물가상승률 4% 사수 가능성은 희박해지고 있다.
정부에 따르면 1월부터 9월까지 평균 상승률은 4.5%로, 연간 물가 4%를 달성하려면 4분기 물가 상승률이 2.5~2.6%가 돼야 한다.
하지만 금값 상승세 둔화를 기대하기 어려운데다 공공서비스 요금도 우편요금 20원 인상에 이어 11월에는 수도권 대중교통 요금인상(버스, 지하철 100원)이 예정돼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원ㆍ달러 환율 급등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이다. 지난 한달간 환율은 150원 가까이 올랐지만 아직 물가지수에는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양동희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환율 효과는 유가와 1차 금속, 공산품, 수입농산물 등에 적용된다"며 "환율 상승의 영향은 10월부터 본격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정부는 "물가여건을 감안할 경우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월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기상여건과 환율변동에 따른 수입물가불안 등 불확실성도 상존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