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금융위기)EU 이번엔 '위기빠진 은행' 살리기 나선다

FT "EU, 은행권 자본확충 논의 중"..효과엔 엇갈린 전망

입력 : 2011-10-05 오후 1:52:57
[뉴스토마토 김민지기자] 유로존의 재정위기 문제가 재부각되는 가운데 유럽연합(EU)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은행들의 자본을 확충하는데 공조하기로 했다는 현지 언론보도가 나왔다.
 
이와 같은 소식에 미국 국채시장은 4일(현지시간) 약세를 기록한 반면 뉴욕 증시는 반등에 성공했다.
 
시장 벤치마크인 10년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0.07%포인트 오른 1.82%를 나타냈고 2년물 국채 수익률은 0.02% 상승한 0.25%를 기록했다.
 
또 이날 다우지수는 장중 한때 2%대 하락폭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전일 대비 153.41포인트(1.44%) 상승한 1만808.71로 장을 마쳤다. 유로존 은행들의 자본 확충에 대함 기대감 때문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1.8% 하락을 나타내다 2.25% 상승을 기록했고 특히 S&P 금융업종 지수는 3%에 가까운 내림폭을 기록하다 4%대까지 반등에 성공했다.
 
◇ "EU, 은행권 자분확충 방안 논의 중"
 
이날 파이낸셜타임즈(FT) 는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자국 부실은행을 구제하기 위한 즉각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는데 동의하고 유로존 은행 자본 확충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세부적인 내용은 아직 논의 중이지만 올리 렌 EU 경제통화담당 집행위원은 "EU 재무장관들은 지난 룩셈부르크 회의를 통해 지금까지 유로존 은행들이 현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을 금융시장에 충분히 전달하지 못했다는 결론을 냈다"며 "각국 장관들 모두 사태의 시급성에 공감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와 같은 조치는 유로존이 위기를 넘어서고 시장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EU의 포괄적인 전략"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베를린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독일은 필요할 경우, 지난 2008년 은행들의 자본 확충을 위해 사용한 바 있는 지원 메커니즘을 부활시킬 수도 있다”는 적극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독일, 프랑스, 벨기에의 대형 은행들은 수백억 유로 규모의 위기국 국채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위기국의 부채 문제가 은행권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도 "유로존 은행권들의 구조적인 문제가 개선되야할 시점"이라며 "자본을 늘리는 조치도 분명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FT에 따르면 "어떤 식으로 은행권의 자본을 보강할지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지만 한 가지 가능성으로 지난 여름 EU의 스트레스테스트를 통과한 은행들의 자기자본 비율을 높이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알려졌다. 
 
◇ 유로존 재무장관, 적극적인 움직임 이제 시작(?)
 
전문가들은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게 된 이유에는 유럽 중앙은행(ECB)의 명확한 입장 표명이 있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ECB는 대출 기관이 아니다”며 “금융안정성 강화를 위해서는 각국 정부가 나서야 할 것"이라며 유로존 지도자들의 단합을 촉구했다.
 
유로존 전체적인 재정 상황이 악화될 수록 유럽 은행들은 시장으로부터 외면 받고, ECB의 의존도만 높이고 있는 실정이였다.
 
더욱이 벨기에-프랑스계 은행인 덱시아가 파산 위기에 직면하면서 각국 정책결정자들은 대책마련에 분주해 졌다. 유로존 부채 문제가 은행권까지 전이될 경우, 유로존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는 겉잡을 수 없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프랑스와 벨기에 정부는 덱시아의 파산을 막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전하며 시장 혼란을 최소화 하고자 했고 '배드뱅크'를 설치, 본격적인 덱시아 구제에 나섰다.
 
덱시아는 35억유로 규모의 그리스 국채와 150억유로의 이탈리아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
 
◇ EU, 은행 자본확충 공조방안 효과..엇갈린 전망
 
유로존 자분 확충 공조 방안의 효과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을 유럽 금융권의 자본확충이 시행되면 위기의 확대가 차단될 수 있을 것이라며 유로존 재무장관의 결정에 대해 긍정적인 분석을 내놓고 있는 반면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로버트 탈퍼트 로얄뱅크 에셋매니지먼트 상무 이사는 "유로존 은행들의 자본 확충은 반드시 선행되야 한다"며 "이는 시장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선택"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아다미 드라콘 드라콘 캐피털 공동대표는 "자본확충 공조방안이 관련업종의 상승세로 이어지기는 힘들 수도 있다"면서도 "현 상황에서 뭔가를 하는 것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고 진단했다.
 
단 나탄 FM 트레이더도 "유로존 은행들이 자본확충에 나선다면 단기적으로 시장은 유로존 내부의 안정은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효과는 크지 않아 미국의 은행권에까지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지기는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렌 피네만 FM 트레이더는 "지금까지 유로존 위기 해결을 위해 정책결정자들이 할 수 있었던 조치는 분명히 있었지만 실행에 옮겨졌던 것은 하나도 없다"고 지적하며 "그들이 남긴 것은 정책공조에 대한 약속과 논의 뿐이였다"고 전했다.
 
이어 "은행 자본확충 공조방안이 추진될 가능성은 매우 낮으며 이에 대한 기대를 하지 않는 편이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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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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