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형주기자] 지난 4일 첫 선을 보인 애플의 신작 '아이폰4S'가 사전 예약 하루 동안 100만대 넘게 팔리는 등 기염을 토하자,
삼성전자(005930)가 지난 3분기 애써 차지한 세계 스마트폰 판매 1위 자리를 1분기 만에 내주는 건 아닐 지, 4분기 스마트폰 판매 순위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애플은 10일(현지시간) 아이폰4S 사전 예약 수량이 단 하루만에 100만대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모델인 아이폰4의 하루 최고 예약 기록인 60만대를 훌쩍 뛰어넘은 판매량이다.
이에 필립 쉴러 애플 월드와이드 제품 마케팅 수석 부사장은 "아이폰4S에 대한 소비자들의 엄청난 반응에 매우 기쁘다"며 "우리(애플)는 소비자가 애플을 좋아하는 만큼 아이폰4S를 사랑하는 것에 매우 흥분된다"고 말했다.
당초 국내외 전자업계에선 애플이 기대를 모았던 '아이폰5' 대신 이전 제품의 개량형인 아이폰4S만을 내놓은 점, 애플의 신화로 통하는 스티브 잡스 전 최고경영책임자(CEO)의 공백 등으로 인해 승세가 삼성으로 기울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했다.
무엇보다 삼성이 세계 모바일 시장에서 처음으로 애플을 제친 점은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했다.
구체적인 통계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업계에선 삼성의 3분기 스마트폰 판매 실적이 약 2800만대를 기록, 같은 기간 1700만대 판매에 그친 애플 아이폰을 사실상 뛰어넘은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예상 밖으로 애플 아이폰4S에 예약 주문이 쇄도하면서, 시장의 시선은 자연스레 양사의 4분기 스마트폰 판매 실적으로 향하고 있다.
갤럭시군을 앞세운 삼성이 끝까지 승기를 잡을 지, 애플이 판세를 한번 더 뒤집어 역전에 역전을 거듭할 지 여부를 지켜보자는 것.
전문가들은 애플의 이같은 선전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애플 아이폰4S에 맞서 다양한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 라인업을 구축한 삼성의 우위가 유지될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두고 있다.
임돌이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원은 11일 "아이폰4S에 힘입어 애플의 4분기 스마트폰 매출이 3분기보다 큰 폭 늘어난다면, 갤럭시 시리즈를 앞세운 삼성의 매출 증가폭은 더욱 클 것"이라며 "애플이 다시금 역전극을 써내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임 연구원은 "스마트폰 업계 최강 지위를 다투는 삼성과 애플은 각자 글로벌 수준의 제품 라인업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양사 제품을 번갈아 교체하는 일은 많지 않다"며 "그보다는 삼성·애플이 경쟁 열세인 리서치인모션(RIM)이나 모토로라 등 다른 제조사들로부터 시장점유율(M/S)을 빼앗아 오는 양상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따라서 삼성과 애플의 향후 M/S 추이에 큰 변동은 없을 것이며, 순위 또한 유지될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아이폰4S의 인기가 이 제품을 고인의 유작으로 여기는 이른바 '잡스 효과'에 기인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판매 증가세가 점차 둔화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4S의 제품명이 '아이폰 포(for) 스티브(Steve)'의 약자라는 얘기가 신빙성을 얻는 것처럼 이번 신제품은 잡스가 소비자들에게 남긴 유산으로서의 의미가 강하다"며 "고인의 추모 열기가 가장 뜨거운 현재의 판매량이 앞으로도 유지되리라는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이폰5는 일러도 내년 1분기는 돼야 출시될 걸로 보이고, 당분간 보급형인 아이폰4S 홀로 숱한 경쟁자들과 스마트폰 대전을 치러야 한다"며 "이 제품이 LTE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건 LTE폰이 대세로 자리매김하는 현 추세에서 다양한 관련 제품군을 선보이고 있는 삼성에 유리한 조건"이라고 평가했다.
아직 미완결인 LTE 통신망이 내년은 돼야 쓸만해질 것이라는 결점은 안고 있지만,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 성향이 강한 한국이나 유럽지역의 소비자 수요가 LTE폰으로 몰릴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회사에선 이번에 애플 아이폰5가 나올 것에 대비해 '갤럭시S2 LTE'와 '갤럭시S2 HD LTE' 외 중저가형 모델도 서너개 준비한 상태"라며 "조만간 구글의 '넥서스 프라임' 출시도 앞두고 있어 4분기에도 붙어볼만 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