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후중기자] 국내 이륜차 시장은 1980년대부터 90년대 중반까지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며 30만대까지 판매했지만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이후 경기침체와 맞물리면서 전성기의 3분의 1 수준인 10만대 시장으로 축소됐다.
2000년 이후에는 줄어버린 시장에 중국산 저가 제품에다 다양한 디자인과 형태를 갖춘 대만제품도 파고들면서 국내 메이커의 생존환경은 극한으로 치달았다.
이후 양대 메이커인 대림자동차와 S&T 모터스는 살아남기 위해 몸집을 줄이고, 자동차 부품시장에도 진출해 해외 판매를 모색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S&T모터스(000040)는 250cc 이상 대배기량 위주로 시장을 파고들면서 해외시장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독일과 스페인, 이탈리아, 영국 등 유럽시장과 미국, 호주, 브라질, 인도를 망라한 지역에서 세계적인 이륜차 메이커들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할리데이비슨 딜러 네트워크를 통해 미국 시장에 3년간 1억달러 규모 3만3000대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인도 자동차 기업인 가르와레모터스(Garware Mortors)와 파트너십을 통해 올해 말까지 2000대, 2013년까지는 1만대를 수출한다.
해외시장 진출에서는 S&T보다 한발 늦은 대림자동차는 자동차 부품시장에서 섬세한 알루미늄 주조기술 등을 바탕으로 전체 매출의 절반이 넘기는 성과를 내며 생존의 기틀을 마련하고 상용 이륜차 등 125cc 내외 저배기량 위주로 국내 시장을 지켜왔다.
하지만 국내시장이 쉽사리 회복되지 못하면서 대림자동차도 해외시장개척을 위해 조직을 개편하고 신모델 개발에 적극 나섰고, 지난해에는 프랑스, 독일, 스웨덴 등 유럽 지역에 1만여대를 수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대림자동차는 해외 진출지역을 더욱 확대해 올해 말에는 남미 최대 시장인 브라질에서 대규모 론칭 행사를 준비하고 있으며 수출분은 지난 여름부터 선적돼 현지에 속속 도착하고 있다.
이외에도 대림자동차는 해외건설을 통해
대림산업(000210) 브랜드가 널리 알려진 중동지역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중동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이륜차 시장이 잘 알려져 있지 않았지만 연간 수백만대에 이르는 대규모 시장이 존재해 다양한 현지 진출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 이륜차산업은 대중의 부정적 인식과 정부의 무관심 속에서 오그라져 버린 척박한 국내시장에서 힘들게 살아 남았다"며 "국내시장을 넘어 적극적인 해외시장 진출을 통해 살아남은 우리 이륜차 산업의 저력이 발휘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림자동차 관계자는 "이륜차 시장은 연간 5000만대가 팔리는 시장으로 한 해 4000만대에 이르는 스마트폰 시장보다 크다"며 "최근 몇년간 세계적 수준으로 올라선 우리 사륜차 산업처럼 뛰어난 내구성과 디자인으로 이륜차도 세계시장에서 인정받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