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정훈기자] 한미 FTA 비준(안)처리여부와 관련해 끝장을 보겠다고 장담한 여야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채 결국 파행을 빚었다.
여야는 17일 오전과 오후 잇따라 '한미 FTA 비준안 끝장토론'을 벌였으나 회의진행 방식을 둘러싼 논란으로 중도에 토론회가 무산됐다.
이날 국회 외통위 전체회의실에서 열린 토론회는 찬성 측 최석영 외교통상부 한미 FTA 교섭대표·이재형 고려대 교수와 반대 측 송기호 변호사·정태인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원장이 나서 설전을 벌였다.
오전 토론에서 최 교섭대표는 "대한민국은 수출로 먹고사는 개방형 통상 국가인 만큼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시장을 확보하는 것은 국가적인 과제"라며 "조속히 비준안을 처리해야한다"고 밝혔다.
그는 "반대 측이 주장하는 재재협상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FTA 비준안의 국내법적 효력이 다르다는 일부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반면 정 연구원장은 "미국이 장기 불황에 빠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한미 FTA가 발효되면 한국 경제도 위기에 처할 위험이 있다"며 "한 EU FTA 발효 후 대 EU 무역 흑자도 줄어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투자자의 국가 제소권 등 이른바 독소조항에 대한 재재협상과 농어민과 중소기업에 대한 피해 대책을 세워야한다"고 촉구했다.
이처럼 아무 결정 없이 공방전으로 토론회를 끝낸 여야는 오후 2시 회의 를 속개했으나, 40여분 뒤 반대 측이 회의장을 퇴장하면서 토론회는 중단 됐다.
송 변호사 등 반대 측은 즉각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미 FTA의 폐해를 지적할 만한 발언권이 보장되지 않고 있다"며 퇴장 사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외통위 간사인 한나라당 유기준 의원은 "국회가 모처럼 마련한 토론회가 중도 무산된 것은 소위 위원장으로서 상당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끝장토론 종료 후 18일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의결 한 뒤 오는 28일 열리는 본회의에 상정해 비준동의안을 처리하겠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토론회가 파행을 했고, 민주당 등 야당은 취약분야에 대한 철저한 피해대책 등 추가조치 없이는 절대 처리하지 못한다며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여야가 비준안 처리 방향과 관련, 입장 차이를 좁힐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