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유나기자] 국내 기름값이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국산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기변동에 둔감했던 수입차 시장의 풍속도가 바뀌고 있다.
최근 수입차 시장에 기존 차량보다 저렴한 저가 수입 신차들이 늘면서 수입차 수요층이 확대된 것도 이같은 변화의 한 측면이다.
중고차 시장에서는 고유가로 인해 매몰로 쏟아지는 수입차가 크게 늘면서 수입차 비중이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18일 중고차 전문업체 카즈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차 판매를 희망한 운전자가 전체 '내차팔기' 문의의 11.9%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0대 중 1대가 넘는 꼴로 지난해 평균 7%대에 머물던 수입차 비중보다 크게 늘었다. 최근 3년 사이 최고치다.
판매자 대부분이 '유가부담'을 판매이유로 꼽은 것으로 보아 무엇보다 고유가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카즈 관계자는 "지난해 평균 7%대에 머물던 수입차 비중이 올 가을 들어 12%에 육박했다"며 "유류비와 유지비 부담 때문에 수입차를 중고로 내놓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가부담은 신차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수입 준중형차인 닛산의 '큐브'는 기존 수입차 대비 저렴한 차가격과 실용적인 연비로 지난 달 604대 판매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1.5% 급증했다.
폭스바겐의 '골프' 또한 높은 연비효율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고급 대형세단보다는 연비가 높아 유지비 부담이 덜한 차량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고유가로 대폭 감가된 수입중고차는 곧 다가올 연식변경을 앞두고 또 한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줄어든 수요까지 겹쳐져 곳곳에 급매물도 등장하고 있어 수입차를 구입할 계획이 있는 운전자라면 지금 구입하는 것이 이득이다.
실제 카즈의 '수입차 급매물 할인전'을 보면 2003년식 BMW 5시리즈 세단 520i가 1100만원, 2001년식 폭스바겐 뉴비틀 2.0DLX가 940만원으로 국산 경차가격에 구입이 가능하다.
카즈 손원영 판매담당 딜러는 "최근 수입 신차시장이 다소 확대되면서 수입 중고차 매물은 증가하는데 반해, 수입 중고차의 구입 수요는 줄어들어 가격하락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며 "수입중고 매물 5대 중 1대 꼴이 급매물로 추가할인을 감행하고 있어 이 시기를 잘 이용하면 보다 저렴한 가격에 수입차를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