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기자] 중견건설사들이 본업인 건설업 이외에도 수입차 딜러, 레저산업 등에 진출하며 외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사업다각화 전략의 일환으로 보여지지만 경영진의 기호에 따른 선택이란 비판도 적지 않다.
동양건설(005900)산업의 계열사로 일본 렉서스를 취급하고 있는 'D&T모터스'는 지난해 매출 620억원, 순이익 24억원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이는 전년보다 매출은 15% 가량 줄었지만 이익은 두 배이상 증가한 수치다.
D&T모터스는 지난 2000년 도요타 통상과의 합작회사로 시작한 회사로 렉서스 수입업체 중에서는 매출이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고 다른 수입차를 통틀어도 매출 3위권에 드는 실적을 보이고 있다.
동양건설 관계자는 "D&T모터스는 현재 대치동에 매장을 두고 렉서스만 취급하고 있지만 2009년에 설립된 'D&T도요타'의 경우 캠리 등 도요타 자동차 전반을 다루고 있다"며 수입차 판매 사업을 확장하고 있음을 굳이 감추려 하지 않았다.
반도건설도 부산 지역에 일본 닛산의 '인피니티' 브랜드를 취급하는 반도모터스, 닛산 차량을 판매하는 '퍼시픽 모터스'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현재 실적이 좋은 편은 아니다. 지난해 반도모터스와 퍼시픽모터스는 각각 6억원, 2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최근 유럽차가 인기가 많기 때문에 일본차 판매실적이 신통한 편은 아니다"면서 "하지만 리스크가 큰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레저산업에 진출한 건설사들도 있다.
태영건설(009410)은 태영레저라는 계열사를 통해 골프리조트, 워터파크 등 레저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 2월 태영은 경주, 용인, 상주 등 3개 지역에서 운영하고 있는 레저사업의 브랜드 명칭을 '블루원(BlueOne)'으로 통일해 단일브랜드화 했다.
이에따라 경주에 있는 블루원 리조트 단지 안에 들어선 콘도미니엄과 워터파크도 '블루원 프라이빗 콘도' '블루원 패밀리 콘도' '블루원 워터파크' 등 같은 브랜드로 운영되고 있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태영레저에서 레저사업을 위해 지난해 상주의 오렌지 골프리조트를 인수했고 경주의 '블루원 보문 C.C'도 일찌감치 부지를 사서 준비해 둔 것"이라며 "워터파크도 올해 6월 개장한 이후 좋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태영레저의 지난해 순이익은 17억6000만원에 달한다.
국내 최대 민간임대주택 건설사인 부영도 올해 4월 전북 무주리조트를 인수하며 레저산업을 시작했다.
호반건설은 조금 특이한 경우다. 이 회사는 최근 광주·전남지역 민영방송인 광주방송(KBC)을 인수하기로 하고 방송통신위원회에 신청을 해 둔 상태다.
다른 건설사들이 사업다각화와 매출확대를 위해 다른 업종에 진출한 경우가 많지만 이 회사의 입장은 다르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KBC의 경영권을 갖는 것은 맞지만 우리는 지역민방이 수익성, 성장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한다"며 "우리는 호남기반으로 성장해온 업체기 때문에 지역문화와 경제에 도움이 되자는 취지에서 선택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결정 뒤에는 지난해 매출 1조6496억원, 영업이익 1971억원을 달성하며 창사이래 최대실적을 거둔 역량이 밑바탕에 깔려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호반건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건설사들이 경기 침체를 거듭하고 있는 건설을 벗어나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구축을 목표로 다른 사업에 진출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일각에선 건설사 오너나 2세 자녀들이 자신의 '기호적' 판단으로 편하게 택한 사업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건설사 관계자는 "수입차 판매의 경우 고급이미지 때문에 건설사업 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오너 일가와 2세들이 수입차를 좋아하는 취향 때문에 쉽게 이 사업에 뛰어드는 경향도 있다고 본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