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관종기자] KTX 열차 지연 원인이 됐던 선로전환기 문제가 결국 납품업체와 한국철도시설공단 간 법정 싸움으로 번질 조짐이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삼성SDS 등 결함이 발생한 선로전환기를 납품한 업체들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묻는 등 강경대책에 나서기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경부고속철도 2단계 신경주·울산역 구간에서 최근 28회에 걸쳐 문제를 일으켜 KTX가 지연된 것은 전적으로 납품 업체의 잘못이란 판단에서다.
철도시설공단은 지난 9월부터 최근까지 해외기술자 12명과 철도공사, 철도기술연구원 등의 전문가, 납품업체, 시공업체 직원을 참가시킨 가운데 문제의 선로전환기와 분기기에 대한 장애발생 원인을 분석했다.
그 결과 고속철 선로전환기 공급을 담당한 삼성SDS가 허위서류를 제출한 것이 드러났다는 게 공단의 주장이다.
공단에 따르면 삼성SDS가 2008년 선로전환기 공급입찰 당시 '스페인에서 시속 300Km 이상 고속철도에 공급한 실적이 있다'는 내용의 자료를 제출해 선로전환기 '하이드로스타' 공급 낙찰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사용개시 후 제품에 하자가 발생했고, 스페인에서도 고속철도 건설사업에 제품 공급 승인을 내준 사실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공단 측은 "삼성SDS에 입찰 서류 진위 확인차 국제공증 요청을 2차례나 했지만 아직도 소식이 없어 허위실적 의혹이 더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공단은 삼성SDS에 대해 허위서류 제출 및 입찰방해 등 혐의로 형사고발 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하자보수 불이행, 열차 지연 등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는 물론 공단 발주사업 참여를 막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공단은 조일전설, 서우건설사업의 경우 선로전환기 부실 시공 책임이, 삼표E & C와 궤도공영은 콘크리트궤도용 분기기 제품 하자 및 부실시공, 하자보수 지연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보고 이들 업체들에 대해서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계획이다.